스승의 날, "반갑지 않네요"
스승의 날, "반갑지 않네요"
  • 조강연
  • 승인 2019.05.14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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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이 다가왔지만 현직 교사들은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해마다 반복되는 교권침해로 교사 권위가 날개 없이 추락하면서 스승의 날의 의미가 무색하다는 것이다.

14일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6~2018) 도내에서 발생한 교권침해는 277건이다. 연도별로는 지난 201689, 201783, 지난해 105건으로 3년 새 18%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폭언·욕설 등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지만 상해·폭행 등 강력범죄도 해마다 끊이지 않았다. 이와 같은 교권침해는 90%(251)이상이 학생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교권침해가 시간이 지날수록 심각해지면서 스승의 날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의미 없는 스승의 날을 교육의 날로 바꾸거나 아예 폐지해달라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스승의 날을 교육의 날로 바꿀 것을 청원합니다라는 청원 글이 올라와 14일 오후 6시 현재 3,418명이 동의했다.

또 지난해 420일에는 스승의 날을 아예 폐지하라는 청원 글이 올라와 만료일까지 13,481명의 동의를 얻은 바 있다.

당시 청원인은 교권침해는 나날이 늘어나고 있고 교사는 교육의 주체로 살아본 적이 없다교권은 행사로 살아나는 게 아니다고 꼬집었다. 뿐만 아니다. 최근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교권침해에 대한 문제점이 드러났다.

최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스승의 날을 맞아 실시한 교원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최근 1~2년간 교원들의 사기가 떨어졌다는 응답이 87.4%로 역대 최고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9년 같은 문항으로 처음 실시한 설문 결과에서 집계된 5.3%보다 32.1%p 증가한 수치다.

교권 보호 실태에 대해서도 부정적 의견이 높았다. ‘학교 현장에서 선생님의 교권은 잘 보호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는 답변이 65.6% 달했다.

교원들은 학교 교육 정상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복수응답)를 묻는 질문에 69.3%교원의 교권 확립이라고 답했다.

이 밖에도 교원들은 사기 저하, 교권하락으로 인해 나타나는 가장 심각한 문제로 학생 생활지도 기피와 관심 저하’(50.8%)를 꼽았다.

교총은 교원들의 사기와 교권이 저하를 넘어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고, 이것이 학생 지도와 학교 업무에 대한 무관심, 냉소주의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또 학부모 민원과 학생 생활지도가 가장 힘들고, 명퇴의 주원인으로 드러난 만큼 교원지위법의 현장 안착 등을 통한 실질적 교권 확립과 교원들의 생활지도권 강화 방안도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스승의 날은 스승의 가르침에 감사하고 교권 존중 인식을 높이기 위해 제정된 기념일로, 1982년 이후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매년 515일에 법정기념일로 지켜지고 있다. /조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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