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혁명 기념재단 이대로 좋은가?
동학농민혁명 기념재단 이대로 좋은가?
  • 김규원
  • 승인 2019.04.30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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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이다. 생동하는 봄이 짙어져 여름의 문턱을 넘어서는 계절이고 온갖 꽃이 다 피어 만화방창을 실감하는 계절의 여왕이라는 아름다운 때이다.

5월은 가정의 달이고 청소년의 달이지만, 올해부터는 한 가지 더 의미깊은 날이 추가되었다. 새로 국가지정 기념일이 된 511동학농민혁명 기념일이다. 동학농민혁명을 단순한 농민봉기 정도로 인식하는 이들이 많은데, 이날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자랑스러워해야 하고 기념해야 할 날이다.

단순히 고부 군수의 학정에 못이겨 관아로 쳐들어간 게 아니라, 탐욕스런 관리를 쫓아내고 백성들이 직접 우리의 일을 감당해 보겠다는 직접 민주주의를 추구한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사건에 앞장선 동학교도들의 외세에 대한 저항심은 무능한 왕권을 믿을 수 없는 농민들의 최종 선택지였다.

그런 위대한 정신이 있었기에 우리가 그 어려움을 다 견디고 짧은 기간에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경제적 발전도 이룰 수 있었다. 이러한 위대한 정신을 본받고 항상 눈을 크게 떠서 불법과 탐욕을 척결하자는 의미에서 동학혁명기념사업은 대단히 중요하다.

동학농민혁명과 관련된 지역은 전라북도 내에도 정읍과 고창, 부안, 김제, 전주 등 크게 5개 시군이 있고, 집강소가 설치되었던 전남, 경남, 충남 지역과 서울로 진격하던 농민군이 산화했던 우금치 등 역사적 지역이 있다. 이러한 지역에 관련 단체만 30여 개에 이른다.

도내 관련 시군마다 지역 단체가 따로 있고 정부가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을 주관하기 위하여 운영하는 단체가 동학농민혁명 기념재단이다. 문체부 산하의 공식기구다. 그런데 이 기념재단이 각 지역 단체를 제대로 아우르지 못해서 올 511일 치러지는 기념행사도 반쪽행사로 나뉘어서 치러진다는 것이다.

정부의 공식 기념행사이므로 광화문 광장에서 기념식을 치르는데 정읍에서 버스 2대를 파견하여 서울행사를 치른 다음에 되짚어 정읍으로 내려와 황토현에서 다시 기념행사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주관하는 행사라면 도내 여러 지역의 관련 단체와 타도 지역의 단체들도 모두 참여하여 거대한 축제로 치르는 것이 행사의 의미도 더하고 국민의 인식도 한층 고양될 것은 말할 나위가 없다.

기념재단이 과연 이 혁명의 의미나 제대로 알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그동안 기념재단의 이사장은 전북도 부지사 출신들이 도맡아왔고, 이번 재단 사무국장은 문체부 퇴직자가 발령되었다고 한다. 기념재단이 혁명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있다면, 고창, 정읍, 부안, 김제, 전주를 아우르는 진정한 기념재단이 되어야 하고 전국의 관련 단체도 모두 참여하는 거대한 행사를 기획했어야 한다. 기념재단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역 출신 국회의원과 전북도의 간섭과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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