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센터 건립으로 제3금융중심지 인프라 확보되나?
금융센터 건립으로 제3금융중심지 인프라 확보되나?
  • 김규원
  • 승인 2019.04.2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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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북도가 1,000억 원을 투입하여 금융센터를 건립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금융위원회 검토에서 금융기관이 들어설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금융센터 건립으로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전북도가 그동안 민자를 유치하여 금융센터를 짓는 계획을 세웠다가 민간자본이 금융센터에 관심을 보이지 않자, 직접 전북도가 투자하여 금융센터를 짓겠다는 것이다.

지난번 금융위원회는 전북 혁신도시의 경우 현재 여건으로는 금융중심지로 지정되기 위한 준비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금융위는 전북혁신도시가 금융중심지로 발전하기 위해 종합적인 정주 여건 등 금융회사가 자발적 이전을 검토할 여건을 만들고 농생명과 연기금 특화 금융중심지 모델을 계속해서 논리적으로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정치적인 판단도 개입이 되었을 것이다.

이에 전북도가 33에 금융타운을 조성하여 사무실 기능을 할 금융센터, 첨단 금융기술을 지원할 테크비즈센터, 호텔, 회의 시설 등이 들어서게 한다는 생각이다. 사실 금융센터 설립 계획은 민자를 유치하여 관련 시설을 마련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기업들은 금융센터를 지어 사무실 분양 등으로 수지를 맞출 수 없다는 판단에서 아무도 투자희망자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도가 금융위원회의 지적을 받아들여 금융센터를 먼저 지어 금융기관들이 이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든다는 계획은 얼핏 당연한 준비로 보이지만, 금융센터 건립만으로 제3금융 중심지 지정이 되고 인프라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지 검토해보았는지 의문이다. 아울러 거액을 들여 지은 금융센터에 입주자가 없어서 텅민 을씨년스러운 공간으로 남을 가능성은 없는지도 살펴보아야 한다.

보도된 내용처럼 기업들이 검토를 한 결과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하여 투자를 포기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3금융중심지로 지정을 전제하고도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한 기업들의 투자 회피를 생각하면 전북도의 금융센터 건립계획은 상당히 위험한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거대한 시설을 해놓고 공실만 덩그러니 남게 되면 전북도는 막대한 타격을 입을 것이 뻔하다.

아울러 금융위원회가 지적한 인프라 가운데에는 접근성과 교통 불편의 문제, 교육시설, 문화시설 등 사무실을 옮길 수 있는 여러 여건을 말한다. 따라서 전북도는 그저 금융타운 시설만 하면 조건을 충족할 것이라는 애매한 전망으로 일을 추진하지 말아야 한다. 실제 금융가에 가서 제3금융중심지 지정에 관한 여론도 청취하고 입주할 대상으로부터 이주 여건 등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

정부의 방침만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지 않는다는 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다. 즉흥적인 일처리 보다는 치밀한 검토와 정확한 판단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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