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처럼 편리한 버스?
지하철처럼 편리한 버스?
  • 전주일보
  • 승인 2019.04.22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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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시내버스를 지하철처럼 편리하게 만들기 위한 시내버스 개혁 토론회가 열렸다. 당초 토론회 계획은 시민의 버스위원회, 전주 지속가능발전 협의회, 생태교통 시민행동 등 관련자들이 모여서 시민들이 그간 불편을 겪어온 다양한 버스 문제에 대한 해결책과 편리하고 안전한 시내버스 환경을 만들기 위한 지혜를 모으겠다는 취지였다.

버스 개혁 토론회에 47개 기관 100여 명이 참가하여 저마다 버스 개혁의 필요성을 말했지만, 여태 논의되었던 사항을 반복하여 내놓는 데 그쳤다. 아울러 버스회사들의 이해문제가 걸린 감차 문제와 마을버스 도입 등 결국 버스회사의 이익과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수단으로 거창하게 시내버스 개혁이라는 명제를 이용한 게 아니냐는 생각이다.

시내버스 대책을 연구하려면 실제 시내버스를 타고 생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양하게 들어보아야 한다. 자가용차만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시내버스 이용에 어떤 불편이 있는지 알 턱이 있겠는가? 시내버스를 타는 사람들은 대부분 사회적 약자에 속하는 사람들이다. 오랜 습관대로 버스 정류소에서 기다리며 전자 시스템이 알려주는 대로 버스를 타거나, 안내 시스템이 없는 곳에서는 마냥 기다리다가 버스가 오면 타고, 안 오면 왜 안 오는지도 모르고 하염없이 기다린다.

시내버스가 지하철처럼 편리하려면 운행시간을 정확하게 지켜야 하고 노선별 배차시간이 일정하게 유지되어야 한다. 실제 시내버스로 출퇴근을 해보면 같은 노선번호의 버스가 연달아 오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운행 간격을 지키지 않아 얼마를 기다려도 오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야말로 버스 운전자 맘대로다.

정류장별 시간이 정해지지 않아서 승객이 없으면 마구 달려버리는가 하면, 정류장에서 잠시도 기다리지 않고 떠나버리는 버스를 뒤쫓아가도 정류장 바로 옆에서도 못 본체 그냥 가버린다. 승객을 태워야 돈이 되던 시절에는 얼마라도 기다리며 승객을 태웠던 시절과 비교하면 지금의 승객은 손님이 아니라 귀찮은 존재다. 이러고서 무슨 지하철 같은 시내버스를 말하는가?

지선과 간선의 운행시간이 맞지 않고, 버스 운행시간을 지키지 않으니 환승도 어렵다. 환승제도가 있지만, 이 버스를 타고 나가면 간선버스나 가려는 방향의 버스와 곧 연결된다는 믿음이 없어서 버스를 이용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있다. 버스 운전자의 12교대가 시행되는데 시의 예산이 더 들어갔어도 시내버스는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자가용 운행을 줄여야 한다고 말만 할 게 아니라, 자가용보다 편리한 버스를 만들어놓고 버스를 이용하라고 해야 한다. ‘지하철처럼 편리한 버스라는 이름으로 공론을 일으켜 버스회사에만 이익을 주는 계획은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다. 어쩐지 그런 느낌이 드는 게 제발 오해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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