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전주 경기전 광장에서 한옥마을 주민과 상인들이 자정 결의대회를 열어 다시 찾고 싶은 한옥마을을 만들겠다는 결의를 다졌다는 후문이다. 전주시가 추진하는 ‘한옥마을 재생 2.0 프로젝트’에 호응하는 노력인 듯 보인다.
그날 경기전에는 전주 한옥마을 비빔공동체를 비롯한 주민과 상인 자생단체 회원 등 200여명이 모여 명품한옥마을로 거듭나기 위한 자정 결의를 하는 등 스스로 살길을 찾는 움직임을 보였다고 한다. 상인들은 청결 · 질서 · 친절의 생활화, 불법 광고와 과도한 마네킹 등 금지, 서로 도움되는 임대문화 조성 등의 내용을 담은 실천문을 낭독하고 한옥마을 주요 도로를 돌며 거리 캠페인을 벌이고 실천 리플렛을 배부하는 등 주변 상가의 참여를 호소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 같은 상인들의 움직임은 전주시가 추진하는 한옥마을 재생 2.0 프로젝트에 동참 내지는 솔선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하자면 상인 스스로 한옥마을이 현재 상태에서 머물면 오래지 않아 모두가 외면하여 찾지 않는 곳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껴서 일 것이다.
전주시가 한옥마을 재생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추진하고 있지만, 현재처럼 한옥마을이 장삿속 일변도로 흘러 한옥마을의 특성이 상혼에 가려져 보고 느낄 것 없는 전통지역으로 남는다면 쓸쓸한 한옥마을이 되는 건 잠깐이다. 그저 한복이나 빌려 입고 사진 몇 장 찍는 건 전국 여러 곳에 조성된 한옥마을에서나 다 할 수 있다.
요즘의 관광 트랜드는 그냥 보는 데 그치지 않고 뭔가 가슴에 남는 것이 있어야 하고, 결코 잊을 수 없는 무엇이 뇌리에 남아야 다시 찾고 싶어 한다. 하다못해 맛있는 음식 한 가지라도 다른 데서 느낄 수 없는 맛을 내야 한다. 일본에 다녀와서 깔끔하고 특색있는 음식을 못잊어 다시 가겠다는 사람들의 말도 귀 기울여 볼 일이다.
물론 음식에 국한한 말은 아니다. 한옥마을에 온 사람들이 한복을 입고 거리를 누비는 일은 그들의 모습 자체가 한옥마을의 한 구성요소이고 구경거리가 된다. 우리가 볼거리를 만드는 일보다 찾아온 그들이 스스로 한옥마을의 구경거리가 되어주는 구상, 관중들이 함께 참여하여 즐거워지는 그런 놀이도 개발하고, 찾아오는 사람들 개개인이 지닌 특기를 발휘해보도록 유도하는 프로그램 등 관광객의 참여도를 높이는 일이 가장 필요하다.
예를 들자면, 약간의 상품을 건 제기차기, 고누두기, 그네타기 등 놀이와 글짓기, 그림 그리기, 연기(演技), 꽁트, 춤 등 예술 분야 경연을 간단하게 마련하여 참여하도록 할 수 있다. 또, 연인들이 공개 프러포즈하는 특별한 장소를 구상하는 방법도 있다. 찾아오는 사람이 주인공이 되고 관객이 되는 참여 마당을 다양하게 열어야 한다. 오는 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 주는 방법을 생각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