젋은 창업농, 우리 농업의 미래다
젋은 창업농, 우리 농업의 미래다
  • 전주일보
  • 승인 2019.03.26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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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재 도/전북농협 본부장
유 재 도/전북농협 본부장

‘봄바람에 여우가 운다’라는 옛말이 있다. 계절을 무시하고 갑자기 추운 날씨를 비유한 말이다. 매서운 꽃샘 추위가 지나가고 개나리, 진달래 꽃 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 줄 것이다. 지난주에 춘분(春分)이 있었다. 예부터 춘분을 전후하여 우리 선조들은 농사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애벌갈이를 해왔다. 본격적인 농사준비를 할 시기가 왔다.

최근 들어 우리 농촌에 반가운 소식이 들리고 있다. 봄기운처럼 생동감 넘치는 생각과 열정을 가진 젊은 청년들이 농촌으로 많이 가고 있는 것이다.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인해 점차 활기를 잃어가는 농촌에 모처럼 희망과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세계적 투자가인 짐 로저스는 우리 남북 농업이 세계에서 가장 저평가돼 있다고 말하면서 한국의 젊은 농민 5명을 소개해주면 투자하겠다는 제안을 한 적이 있다. 그만큼 우리 농촌은 젊은이들에게 기회의 장소이다.

꿈을 찾아 농촌으로 청년들이 발걸음을 재촉하는 일은 긍정적인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예비 청년농들이 사회적 편견, 불안정한 소득, 열악한 정주여건 등으로 농촌 정착에 아직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현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조금이라도 해결하고자 농협은 올 초 업무계획을 통해 농가소득 5천만원 달성을 위한 교두보 마련으로 청년농 육성계획을 발표했다. 먼저 600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청년농민 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청년농부사관학교를 금년 안에 착공할 계획이다. 아울러 예비 청년농들을 육성하기 위해 농업 전공 장학생도 기존 100명에서 200명으로 두 배까지 늘리기로 했다. 또한 청년농민 가운데 7만 4,000명 정도가 조합원에 아직 가입하지 않고 있는데 젊은 인재들이 지역 농·축협 조합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어서 기대가 크다.

이와 같은 농협의 사업추진 배경에는 4차 산업혁명, 농촌의 고령화 및 인구 감소, 미래농업을 대비하기 위해서 청년농 육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인식이 깔려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달 18일 경기도 안성에 있는 농협미래농업센터에서는 청년농부사관학교 1기 졸업생 22명을 처음으로 배출했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6개월 동안 각종 농기계 교육과 드론국가자격증 취득 등 이론과 실기교육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청년농부사관학교 과정은 차별화된 교육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작목별로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기초부터 최근 기술까지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스마트팜농장과 시설채소하우스를 통해 학생들에게 선진화된 농법을 전수하고 있다. 또한 드론국가자격증·종자기능사·지게차운전기능사 등 다양한 자격증 취득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교육생을 200명까지 늘려 40세 미만 창업농 희망자와 후계농업인 및 농고(농과대) 졸업생을 대상으로 2기생과 3기생을 각각 4월 5일과 4월 30일까지 모집할 계획이다. 현장실무교육 540시간과 이론교육 340시간 등 모두 880시간으로 편성되어 있으며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합숙하면서 6개월간의 과정을 마치면 2년 과정의 전문대학 이수 수준이 된다.

젊은 창업농이 있어 우리 농업의 미래는 밝다. 이들이 우리 농업을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은 물론 농가소득 5천만원 달성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충실히 해낼 것이라 확신한다. 우리 사회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젊은이들이 농촌과 농업에 제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과 관심을 아끼는 않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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