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의 첫 인사청문회에 거는 기대
도의회의 첫 인사청문회에 거는 기대
  • 김규원
  • 승인 2019.03.11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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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가 출연하여 설립한 전북개발공사 사장을 선임하기 위한 전북도의회의 인사청문회가 19일 열린다. 그동안 도지사가 그냥 지명해서 발령했던 출연 기관의 기관장을 두고 인사청문제도를 도입한 뒤에 첫 대상자가 전북개발공사 사장 후보로 추천된 김천환 씨다. 일단 도지사의 선거 후 논공행상 성격이 짙던 전북도 출연기관장 임명에 도의회가 간섭할 수 있게 된 점이 반갑다.

적어도 도민을 대신하여 도의회가 대상자의 자격과 자질, 공인으로 손색이 없는 인물인지 살펴볼 기회가 주어졌다는 사실이 반갑다. 이런 제도가 정착하면 공기업 운영이 조금 더 맑아지고 유능한 인물이 발탁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반갑다.

그러나 이런 절차가 예정되어있던 때문인지 모르지만, 전북도가 전북개발공사 사장 후보자를 찾기 위해 공개모집 공고를 냈는데 응모자가 없어 후보자를 고르지 못했다. 들리는 말로는 응모하려 해도 이미 내정된 인물이 있다는 소문에 응모자가 안 나왔다는 말도 있다.

이번 청문회에 바라는 것은 속담에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는 말처럼 능력과 자질을 갖추고 도덕적으로도 완벽한 사람을 찾는 일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부도덕하거나 일보다는 재산 증식에 더 밝았던 인물인지는 살펴야 한다.

19일 인사청문회에 전개공 사장으로 내정된 김천환 후보자는 전북도 건설국장 출신이라고 한다. 전개공 사업에 직접적인 관계가 있던 국장 출신이 사장으로 내정된 데 대해 시민단체는 반대의견을 냈다. 전임 고재찬 사장이나 전전임 홍성춘 사장이 모두 전북도 건설국장 출신이어서 마치 전개공 사장 자리가 도 건설국장 퇴직자들이 퇴직 후 거쳐가는 코스처럼 인식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도지사가 퇴직 공무원의 뒷배를 봐주는 식으로 건설국장 퇴직 = 전개공 사장이라는 공식 때문에 지난번 공모에서 응모자가 없었다는 주장도 있다. 임명 예정자가 있는데 공연히 응모해서 망신하고 건설계통에서 눈총받을 짓을 하지 않겠다는 흐름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전북도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전개공 사장에 건설국장 출신이 임명되면 전북도와 전개공 양쪽이 서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일이 될지 모른다. 서로 속내를 잘 안다는 것은 눈만 깜박거려도 무슨 뜻인지 알아채서 업무협조가 잘 되겠지만, 한 편으로는 서로 짬짜미를 하는데 이보다 더 좋은 관계도 없을 것이라는 짐작도 가능하다.

전북도 의회는 이런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그런 우려를 불식하고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있는 인물인지 꼼꼼히 따져보기 바란다. 청문회의 첫 단추가 잘 끼워져야 도민의 신뢰를 잃지 않는다. 도의회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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