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화만사성
칼럼-가화만사성
  • 김종준
  • 승인 2008.09.10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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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예 군산시 시설관리사업소장

가야금 타는 손길로 이 초가을이 가려는구나. 지난 목요일 군산 시민문화회관에서 시립교향악단 연주회가 열렸다. 나는 악기를 다루는 45명 악단이 연주하는 이 자리에서 본 현황을 다음과 같이 스케치 하면서 음악회를 즐겼다. 한 가지 말한다면 우리나라 중소도시 음악 수준도 상당히 많이 오르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 자리에서 한 여인의 주옥같은 연주를 보면서 다음과 같이 소감을 적어 내려갔다.

너의 선율의 고운 음률이 일엽편주에 손을 실고 흐르는 물줄기처럼 미인의 마음에서 뿜어내는 귀뚜라미 소리보다 더 아름다운 멜로디를 그려내는구나. 400여년전 음악이 좋아서 음악과 함께 살아온 베토벤이 오선지에 그려 놓은 손놀림 그대로 손길그대로, 그때 소리를 그려주는구나. 오스트리아 연주회보다 더 아름다운 몸짓과 가냘픈 크라리넷 소리로 청중을 사로잡는다.

마술처럼 가냘픈 몸짓과 손끝의 흔들림, 긴호흡에 담아내는 야릇한 율동소리, 허리에서 뛰쳐나오는 한 여인의 몸짓의 하모니, 호흡속에 살고 사라지는 음율이 관중의 넋을 뺀다. 혼자 불다가 혼자 넘어질새라, 모든 청중의 배에 힘이 들어간 플롯 소리가 장엄한 예술회관의 큰 공간을 메꾸어 간다. 그 소리는 가야금도 울고 큰북도 트럼펫도 아코디온도 첼로도 잠이 들었다.

바이올린의 숨소리가 끊어질 듯한 바이올린의 춤이 서서히 춰가는 가을밤이다. 줄이 끊어질 듯한 손놀림의 하모니 연주가 끝나자 9월의 작열한 태양은 서산으로 저물고 북두칠성, 은하수가 흐르는 밤을 향해 서서히 저물어간다.

이 시대에 성공한 사람은 열정이 있는 사람으로,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허새로 치장하는 사람보다 더 좋은 것은 진실로 자기 자신의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려는 자세로 사는 일에 충실한 사람이 최고 성공한 사람이라 한다.

우리가 살면서 제일 먼저 해야할 일은 국가를 위해 자신의 할일을 잘하는 길이고 집안 어른과 부모님에게 효도하는 일이면 만사가 형통하는 길이다. 가정을 사랑하고 자녀를 아끼는 마음이 사람의 근본임을 깨달아야 한다.

나는 큰 아들과 둘째, 셋째 아들이 군대에 입대할때 그들 모르게 주머니에 이렇게 메모를 해주면서 군데에 보냈다. "사랑하는 내 아들아 너를 군대에 보내는 내 마음은 아프지만 너는 대한의 남아다. 군대 생활 잘하고 돌아오는 그날까지 너를 위해 기도하마. 잘 다녀오거라. 아들들은 내가 써넣어준 메모지를 제대하는 그날까지 자기 품속에 안고 제대했다. 군대 생활마치고 돌아온 날, 나는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이들이 지금도 이 애비의 말이라면 절대적으로 따라주고 있어 참 감사하다

내가 살고 있는 우리 동네에 도라지 밭이 있다. 하얀 도라지 청색 도라지 꽃이 탐스럽게 피고 밭 가운데에는 다 떨어진 옷으로 아무렇게나 만든 허수아비가 세워져 있다. 그래서인지 동내 새들은 그 곳에 가지 않고 우리 집 화단에만 와서 야단이고 허물어져가는 사립문 울타리에 모여들고 있다.

도라지는 백도라지가 좋다하면서 금년추석에는 동내 도라지 밭에서 뽑은 하얀도라지로 생선회를 해먹어야 한다고 아내는 벌써부터 서울에서 올 아들들을 기다린다. 송편도 하고 쑥떡도 해서 손자들과 함께 먹어볼 요량이다. 오늘밤은 이 녀석들이 좀쑤시게 더 보고 싶구나./이종예 군산시 시설관리사업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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