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세'에 '애향백화점'을 세우자!
'고향세'에 '애향백화점'을 세우자!
  • 고재홍
  • 승인 2008.09.08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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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일본의 '고향납세제'를 도입한다고 보도됐다. 수도권 인구 1/4이 전라도 출신일 정도로 이농이 많았던 호남에서는 더욱 반길 일이다. 특히 "수도권 개발 중단하라!"는 6년전 칼럼에 '고향납세제'와 같은 개념의 '고향개발세' 부과를 주장했던 필자는 깜짝 놀랐다. 일본에서 최근 시행한 것을 알고 말이다. 당시 칼럼은 "수도권 도시문제 해결을 위한 투자는 한정된 국가재원을 더욱 집중시켜 주택, 교육, 통신, 환경 등 새로운 도시문제를 기하급수적으로 증대시키므로 '양적확대'보다는 주거환경 등 '질적개선'에 국한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수도권 신도시 개발도 '엄청난 죽음의 거대 공룡도시'를 후손에 물려 주므로 낙후지역 개발에 중점을 두고, 특별시와 광역시는 납세자가 세금 투자지역을 지정하는 가칭 '고향개발세'를 소득에 따라 누진 부과해야 한다"는 것이 주요내용이었다. 출향인이 엄청난 현실에 이들의 애향심을 활용해 보자는 취지였다. 이에 가칭 '고향(개발)세'에 출향인사 헌금으로 '고향개발기금' 조성에다, 수도권에 가칭 '애향(愛鄕)백화점' 건립까지 몇 가지를 거론하고 싶다.

이번 추석은 너무 빨라서인지 농도전북은 최악의 불경기에 시달린다. 오곡백과를 수확해 다른 상품을 사주어야 하나 그러지 못하는 상태에서 추석을 맞기 때문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무색하다.

올해 추석도 귀향인파와 차량들로 호남권 도로는 주차장을 방불할 것이다. 70~80년대 전라도 농민의 무작정 상경과 빚에 몰린 야반도주는 지금도 회자된다. "산업화된 경부축은 평상시 밀리고, 이농이 극심했던 호남축은 추석과 구정 등 일년에 두번 밀린다"는 말도 있다. '연탄배달부, 목욕탕 때밀이, 중국집 배달원'은 호남출신이거나 드라마에서 악역이나 저소득층은 전라도 사투리를 쓴다고 자존심 상한다는 일까지 벌어졌다.

산업사회로 전환되던 1960년말 2,499만여명 전국인구 중 전북 239만여명, 전남 355만여명으로 전체 호남거주자는 594만여명에 달해 전국 24%에 달했다. 2008년 8월말 전국인구는 4944만여명으로 98%가 늘었으나 호남은 전북 185만여명, 전남 192만여명, 광주 141만9천여명 등 총 519만여명으로 13% 가량 줄었으며, 점유율도 10%로 대폭 감소했다. 심지어 DJ와 노무현 정권 10년에도 28만여명이 줄어 "몰표만 주고 얻은 것이 없다"는 자괴감과 함께 호남민심 붕괴 주요인이 된다. 사회적 이동이 없었다면 호남권에는 1187만여명이 거주해야 하나 519만여명만 살아 668만여명이 타지에 거주한다. 가히 '민족대이동'이다. 수도권 550만, 부산 60만, 대전.충청.영남에 뿔뿔이 흩어진 셈이다.

이런 상황에 '고향납세제' 국내 도입이 추진된다. 쌍수를 들어 환영한다. '고향납세제'는 대도시 거주자가 출신 지자체에 기부금을 내면 거주지 주민세를 최대 10%까지 돌려 받는 것으로 일본은 대도시와 지방 격차를 줄이기 위해 올해 4월부터 실시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국내 적용 분석결과 연간 주민세 10%인 6214억원 중 3489억원이 해마다 타시도로 이전되며, 인구 67%가 타지 출신인 서울은 1270억원이 유출되고, 인천은 101억원, 경기 593억여원, 울산 120억원, 대전 60억여원, 부산 41억원, 대구 26여억원이 유출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호남권은 광주만 2억9200만원이 유출될 뿐 전남 502억여원, 전북 349억여원이 순유입돼 혜택을 많이 보는 지자체로 나타났다. 일본은 '고향세' 유치경쟁이 치열해 향우회가 나서고, 지자체도 고액 납세자에 특산품 답례까지 한다.

일본과는 달리 '고향개발세'로 명명해 출향인 애향심을 고취하고, 주민세 10% 범위를 50%까지 확대하며, 다른 세원 확대.적용도 검토돼야 한다. 국토 11.8%인 1만1718㎢ 수도권에 전국민 절반을 몰아넣은 나라는 한국 뿐이다. 통일시대 북한 주민이 몰려들면 3~4천만이 될 수 있다. 장학금이나 각종 지역개발기금처럼 출향인이 지자체를 정해 증여하는 '고향개발기금'도 검토하자. 재벌마트로 초토화된 지역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거꾸로 550만 출향인이 사는 수도권에 가칭 '愛鄕백화점'도 건립 해 보자. 재경 '전북장학숙'이 후진양성에 엄청난 기여를 한 것처럼 호남인 밀집지에 각종 시설이 집중된 '애향백화점'을 건립하면 지역경제와 2세 취업에도 엄청난 효과가 예상된다. 전남북과 출향인 '1人1株갖기'나 기업인과 지자체 출자를 통하면 건립자금은 쉽게 모금될 수 있다. 관심을 기대한다./ 부국장 대우 고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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