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한발, 천천히 우직하게 나아가자
한발한발, 천천히 우직하게 나아가자
  • 박상만
  • 승인 2019.02.21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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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중순, 설레는 마음을 안고 광주소방학교에 입교했다. 나는 소방학교에서 국민을 수호할 수 있는 소방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16주간의 훈련을 무사히 수료했다.

이어 지난 11일 부푼 기대 속에 임용장을 수여받고 소방관으로서의 삶의 시작점인 군산소방서에서의 근무를 시작했다.

신임 인사 때, 서장님께서는 소방의 선배로서 신임 소방관의 책임과 의무에 대한 무게감 있는 조언과 자부심을 가지라는 따뜻한 격려의 말씀을 해주셨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소망했던 4주간의 현장 실습지인 군산소방서 119구조대로 배치 받았다.

이제는 교육생 신분이 아닌 정식 소방공무원으로서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현장활동 임무를 수행한다는 생각에 몸과 마음이 긴장으로 굳어왔지만, 한편으로는 그 사명을 짊어질 수 있음에 감사하고 설렜다.

행정업무와 현장업무에 대해 빨리 배우고 빨리 숙달된 대원이 되고 싶다는 조급함이 생기던 때에 구조대장님은 "성급함은 모자람보다 못할 수 있다"며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하나하나 선배들에게 배워나가라"는 진심어린 조언을 해주셨다.

후배를 배려해주는 고참 선배의 마음과 이런 분들이 지금의 소방을 이루어낸 역사라는 생각에 가슴이 뜨거워짐을 느꼈다.

그러던 찰나 사무실에는 구조출동! 구조출동! 이라는 출동방송이 나왔다. 일사분란하게 출동준비를 마치고 차량에 탑승하는 선배님들의 모습을 직접 경험하며 소방관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게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팀의 일원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꼈다.

교통사고, 산악사고, 수난사고, 기계사고 등 국민이 필요로 할 때 언제 어디서나 달려가는 소방관의 모습을 눈으로 보고 몸으로 경험하며 지난 15년의 군생활에서는 생각하지 못했던 소방관의 사명감과 그들의 직업의식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고, 이에 앞으로의 나의 인생의 값진 목표가 생기게 되었다.

끝으로 나는 이제 막 시작하는 새내기 소방관이다. 하지만 국민들에게는 새내기도 베테랑도 중요치 않음을 알고 있으며, 우리는 모두 대한민국 소방관이다.

국민이 필요로 하는 건 자신들을 지켜줄 수 있는, 화마의 구렁텅이에서 손 내밀어 줄 수 있는 소방관임을 생각하며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소방관이 되도록 마부작침(磨斧作針) 의 자세로 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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