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세력, 이대로 둘 것인가?
극우세력, 이대로 둘 것인가?
  • 전주일보
  • 승인 2019.02.13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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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영배 대표

지난 8일 오후, 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 의원이 공동 주최한 ‘5.18 진상규명 대국민공청회’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그 자리에 지만원이 참석해 “5.18은 북한군이 내려와 좌익세력과 함께 일으킨 폭동”이라고 주장했다.

지만원 씨는 지난날에 같은 주장을 하다 법원에서 유죄판결까지 받은 사람이다. 그리고 김순례 · 이종명 ·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등은 “5.18. 유공자 괴물집단” “5.18. 폭동” “북한군 침투 조작사건” 따위의 폄훼와 여론몰이를 시도했다.

이와 함께 한국당 내부에서는 ‘유공자 명단 공개’를 주장하며 그들을 비호하다가 여론이 불리하자 슬그머니 자체 징계로 선회하는 모양새다. 한국당은 얼렁뚱땅 빗발치는 여론을 피하다가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는 전례를 되풀이 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당은 한나라당 간판을 걸고 있던 지난 2000년에도 지만원의 주장을 끌어들여 정부를 비판하고 여론을 호도하려 들었었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과 철도를 연결하고 도로를 개설하는 데 합의하고 추진할 때, 지만원은 “북한이 철도와 도로를 이용하여 한꺼번에 쳐들어올 수 있게 하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그리고 그해 9월 한나라당 의원 공부 모임에 지만원이 초청돼 “광주사태는 소수의 좌익과 북한에서 파견된 특수부대원들이 순수한 군중을 선동하여 일으킨 폭동”이라고 말했다. 또 2002년 8월16일 자 동아일보 인터뷰 기사에서도 “김대중은 김일성과 짜고 북한 특수군을 광주에 내려보냈다.”라고 주장했다.

이런 정황을 들여다보면 한국당은 지만원을 이용해 5.18. 관련 가짜뉴스를 양산하고 국민을 우롱하는 짓을 이미 19년 전부터 시작했던 셈이다. 어찌된 일인지 한나라당, 새누리당, 자유한국당으로 이어오는 그들은 한결같이 말이 안 되는 막말을 지껄이는 인물이 최고위원도 되고 스타 대접을 받아왔다.

지난 12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티’가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의 5.18 폄훼 발언에 따른 국회의원 제명에 대한 찬반을 묻는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4.3%가 찬성을 했다. 반면 반대는 28.1%, 무응답은 7.6%라고 한다.

지역별로는 광주 · 전라 지역이 80% 이상, 서울 69.6%, 경기 · 인천이 64.1%, 대구 · 경북이 57.6%, 부산 ·울산 · 경남이 57.2%, 대전 · 세종 · 충청이 54.6%의 찬성 의견을 나타냈다. 한마디로 모든 국민이 분노하며 자질 없는 국회의원의 제명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자유한국당 지지자들은 70.7%가 제명을 반대했고 19.6%는 찬성했다. 또 바른미래당 지지자 가운데 56.5%가 제명을 반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바른미래당 등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국회의원들이 이들 막말 국회의원에 대한 제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국회의원 제명은 재적의원 2/3의 찬성으로 가결할 수 있으므로 일부 자유한국당 의원의 찬성이 있어야 의결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국민 여론이 워낙 따갑고 일부 자유한국당 의원들도 지나친 발언을 성토하는 분위기여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한국당 또한 솟구치는 국민 여론에 밀려 당 차원의 징계위원회를 연다고 한다. 물론 그동안 보여 온 그들의 ‘제 식구 감싸기’ 사례를 보면 어물쩍 징계형식을 취했다가 슬그머니 원상회복하는 정도의 ‘구렁이 담 넘기식’의 형식적인 처벌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무자비한 전두환 구테타 세력에 목숨을 던져 저항한 혁명적 항쟁으로 기록되고 있는 우리 국민의 저력을 세계에 널리 알린 사건이었다. 그 장렬하고 거룩한 희생이 없었다면 아직도 우리는 군사독재의 무자비함에 치를 떨며 속울음을 삼키며 살고 있을지 모른다.

1980년 5월, 필자는 우연찮게 광주 금남로 현장에서 그들의 만행을 분명하게 보았다. 나는 그때의 참담함과 시민들의 자발적 희생과 협조, 하나 된 마음을 평생토록 잊지 못하고 있다. 특히 총칼로 무장을 한 공수부대원의 만행은 머릿속에서 지울 수가 없다.

아마도 영원토록 내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것 같다. 국민의 안녕을 위해 존재하는 국민의 군대가, 그것도 대한민국 육군에서 최고의 전투력을 자랑한다는 특수부대가 무고한 국민을 상대로 총칼을 휘두르며 유린한 사실에 대해 우리는 분명하게 기억하고 분노해야 한다.

당시 전두환 신군부는 철저하게 국내 언론을 무력으로 통제했다. 당연히 국민들은 제대로 된 광주소식을 인지하지 못했다. 배우 송강호씨가 주연한 ‘택시운전사’ 영화에서 보듯 광주민주화운동은 외신을 통해 지구촌에 알려졌다.

그들의 만행이 오죽했으면 ‘시민군’이라는 무장조직이 자연스럽게 탄생했을까. 그럼에도 전두환을 비롯한 이 땅의 극우세력들은 광주시민들을 폭도로 둔갑시킨 것도 부족했던지 북한군의 지령을 받은 자들로 매도를 했다. 더욱 가관인 것은 600여명의 북한군이 광주에 침투해 사태를 조장했다는 대목이다. 그야말로 소도 웃을 일이다.

필자는 80년 5,18 당시 그 현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싸우지 못하고 도망쳐(?) 살아남았다. 남은 인생에서나마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진실 알리기에 앞장설 것을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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