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정, 어디로 가고 있나?
전북도정, 어디로 가고 있나?
  • 전주일보
  • 승인 2019.01.23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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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영배 대표

지난 1월8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티’가 지난해 12월26일부터 31일까지 전국 광역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그 가운데 전북도와 관련된 부분을 살펴보면, 송하진 지사의 직무수행에 대한 평가에서 응답자의 45.9%가 잘한다고 답했다. 여론조사 두달전인 10월에 55.7%, 11월에는 46.7%이었던 지지율이 0.8%p 더 내려간 것이다.

송하진 전북지사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70.6%의 지지를 받아 전국 4위의 득표율을 자랑했으나 취임 6개월만에 직무수행 평가의 수치가 전국 13위로 나타났다. 간신히 최저 수준을 면한 것이다. 여기에 주민생활 만족도는 48.9%, 불만족이라는 대답은 47.2%로 나타나 전국 광역자치단체에서 14위를 기록했다.

70.6%의 지지를 받아 당선된 도지사가 불과 6개월 후 45.9%의 지지를 받았다는 것은 크게 반성할 일이 아닌가 싶다. 더구나 생활만족도마저 48.9%라는 것은 도정 수행에 뭔가 어긋난 것이 있지 않은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반면에 김승환 교육감은 지난해 10월에 53.3%의 지지를 받아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이어 11월에는 49.9%, 12월에는 49.7%의 지지를 받았다. 김 교육감 역시 약간 하락하긴 했으나 전국 교육감 가운데 2위의 지지를 유지하고 있다.

김승환 교육감은 지방선거 당시에 40.1%의 지지를 받아 당선돼 현재는 49.7%로 지지율을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송 지사와 다른 양상이다. 혹자는 이런 여론조사가 정치적 변수와 작은 소문에서도 크게 변하는 것이므로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누구는 올라가고 누구는 내려가는 수치를 보면 민심을 상당히 예민하게 반영하는 지표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솔직히 필자는 도민의 생활만족도나 도지사에 대한 지지율이 실제보다 오히려 더 많이 나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왜냐면 공적인 자리나 사적인 자리를 막론하고 전북 도정에 대한 시민의 평가는 여론조사에 나온 수치보다 더 낮다고 느껴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전북 도정을 한마디로 평가하자면, ‘전북도의 역할이 무엇인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이 세월만 흐르고, 듣기 좋은 노래도 한 두 번이라는데, 맨날 ‘새만금 찬가’에 이어 ‘새만금 타령’을 불러 봐도 눈에 보이는 성과는 없었다.

군산 현대조선이 문을 닫을 때도 뭔가 다른 대안이 있을 듯 요란했다. 오히려 현대조선에 이어 쉐보레 공장까지 문을 닫는 처참한 결과만 무기력하게 지켜봤다. 국비확보 문제만 봐도 전북도의 역할은 없다. 각 자치단체는 저마다 여의도와 정부청사를 들락거리며 국가예산을 얻어내겠다고 각개전투를 벌인다.

그러나 전북수장의 리더십과 참모들의 작전은 보이지 않는다. 이 때문에 전북은 호남권에 배정되는 국비의 1/3도 가져오지 못했다. 국비획득 문제도 도 단위에서 권역을 묶어 큰 사업을 구상하고 타당성을 높여 예산투쟁을 하면 지자체들이 각개전투로 푼돈을 얻는 것보다는 더 많이 얻을 것이다.

그럼에도 전북도는 아예 손을 놓고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한다. 시군별 국비예산에 대한 수요를 종합하고 공동으로 계획을 세워 대응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제발 전북이 호남의 변방 노릇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지 오래여도 전북은 계속 ‘호남권’의 애매한 위치를 벗어나지 못한다.

왜 전북은 호남의 일부로 종속되어 크고 좋은 건 다 광주 전남에 주고 우리는 쭉정이만 차지하는가. 경상권은 대구권과 부울경, 경남권으로 확실히 분리돼 모든 것이 ‘따로국밥’인데, 왜 전북은 여전히 호남권에 묶여있는지, 왜 우리는 ‘녹두밭 윗머리’로 처지는지 따져보고 근본적인 대응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급기야는 광주의 오염토양정화업체가 대구에서 오염 토양 250t을 가져다가 임실군 신덕면에서 정화작업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 일을 두고 지난해 9월에 도의회에서 문제를 삼은 적이 있지만, 전북도가 어떻게 대응을 했는지 모르지만 결국 오염된 토양이 청정 환경을 자랑하는 임실까지 들어왔다. 임실군이 추가 반입을 막고는 있지만, 힘이 미치지 못하는 상황인 듯하다. 이런 때에 전북도가 나서서 전북에 오염된 토양물질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야 할 것 아닌가. 그저 힘없는 임실군에 맡겨두고 구경만 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이런 일 외에도 현재 전북 도내에서 시군 간 조정과 적정선을 찾아 해결해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전주 종합경기장 개발문제만 봐도 그렇다. 벌써 몇 해째 표류중이다. 봄가을이면 도내 곳곳에서 축제가 겹쳐서 열린다. 축제 개최일 조차 조정이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고속철도 혁신도시역 문제도 최근 용역결과가 나왔다. 그렇다면 도가 나서서 비좁은 익산역의 주차장 문제와 혁신도시와 연결되는 모노레일이나 전용도로를 개설한다던가 등의 대책들이 시급히 조정되고 이뤄져야 한다.

물론 도지사가 모든 일을 다 할 수는 없다. 참모들은 모두 어디에 있는가. 도정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아시안컵 8강전을 치룬 한국축구의 전력처럼 답답하기 그지없다. 작금의 시절은 시시각각으로 급변하고 있다. 조선 때 사대부 발상인 ‘군자삼락(君子三樂)’이나 추구하는 도정을 수행하고 있지는 않은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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