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아동센터, "인건비, 운영비 구분해야"
지역아동센터, "인건비, 운영비 구분해야"
  • 김도우
  • 승인 2019.01.14 17: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원금으로 월급·운영비·프로그램비 모두 내야 해
▲ 전국지역아동센터는 '지역아동센터 지원확충, 아동프로그램 확충, 사회복지사 인건비 가이드라인 준수'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 열악한 지역아동센터에 각 지방자치단체가 지원을 해줘야 한다는 여론이다. 사진은 전국 지역아동센터 대표들.

14일 오후 전주시 동산동 우신아파트 옆 동산지역아동센터. 센터 안의 아이들 10여 명은 자유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원래 이 시간엔 뭐라도 배워야 하지만 강사 선생님 휴가로 수업은 취소됐다.

그렇다고 별도의 프로그램이 운영되진 않았다. 센터에 있는 걸 지루해하던 아이들은 삼삼오오 공을 갖고 인근 학교나 놀이터로 향했다.

최윤자 동산지역 아동센터장(전북지역아동센터협의회장)은 “예산이 다 돼 아이들끼리 놀게 놔뒀다”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기존에 하던 프로그램도 줄여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전북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10.9% 올라 인건비 부담은 커진 데 반해 지역아동센터의 운영비 인상률은 그에 미치지 못한 2%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역아동센터는 1970~80년대 도시빈민지역을 중심으로 빈곤 아동을 교육하기 위해 벌인 ‘공부방’ 운동에서 시작됐다. 2004년 아동복지법이 개정되면서 공부방이 지역아동센터란 아동복지시설로 규정됐다. 이때부터 시설운영비 명목으로 국고 지원금이 지급되기 시작했다.

전북지역 아동센터는 282개이며, 종사자는 682명이다. 여기에 다니는 아동은 적어도 1만명이 넘는다는게 전북지역아동센터 설명이다.

중요한 것은 500만원 전후의 금액만으로 각 지역아동센터는 인건비와 관리비, 사업비(교육 프로그램 등)를 감당해야 한다는 점이다.

전북 지역아동센터협의회에 따르면 한 시설당 평균 29명의 아동을 돌보고 2.4명의 복지사가 근무하고 있다.

1명 이상의 복지사와 센터장이 월급을 받고, 약 30명이 되는 아이들의 서비스 비용도 운영비에서 감당해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복지사의 임금은 늘 최저수준이다.

최 센터장은 “복지사와 센터장이 월 175만원만의 최저임금만 받아도 급여, 퇴직금, 사회보험료까지 합하면 1인당 210만~220만 원이 든다”며 “이것만으로도 벌써 지원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더구나 운영지원금의 10%는 아이들 프로그램 등에 쓰이는 사업비로만 집행해야 한다. 임대료·공과금·관리비까지 생각하면 적자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지역아동센터 측의 주장이다.

이보순 덕진지역 아동센터장은 “국고 지원 이외 후원을 받는 건 쉽지 않다”며 “개인 후원을 일부 받지만 모자라 운영비 일부를 사비로 충당하기 위해 주말에 아르바이트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옥채 전북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민간운동차원에서 시작된 지역아동센터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과도기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고 지원 항목에서 인건비와 운영비를 분리해 운영한다면 당장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윤찬영 전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다른 복지시설처럼 인건비는 인건비대로 최저임금 이상을 편성하고, 운영비는 물가인상률을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인재 전북사회복지사협회장은 “‘효율 임금 이론’이라는 것이 있다 임금을 효율적으로 집행할 때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말인데 지역아동센터에 적용되는 말이 아닌 가 싶다”며 “휴먼 서비스(아이들 대상 교육) 캐어 인력에 대한 합당한 대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배 회장은 또 “미래의 자산인 아이들에게 투자를 하지 않는다면 국가의 장래도 어두운 거 아니냐”며 “‘휴먼서비스’ ‘임금 효율성’이 필요한데 이는 복지 투자를 일컫는 말이다”고 덧붙였다.

배 회장은 이어 “기본 운영비로 최저임금 인상률 10.9%에 따른 인건비 상승을 충당해야 함에 따라 프로그램비와 관리 운영비가 턱없이 모자라는 상황”이라며 “지역 빈곤 아동의 교육·양육·보호 기능을 맡는 아동센터는 정서적 교류를 담당하는 인력이 제일 중요한데 인건비가 제한적이다 보니 아쉬움이 많다”고 말했다. /김도우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