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농업, 한국의 미래
정밀농업, 한국의 미래
  • 전주일보
  • 승인 2019.01.07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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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종 만/한국농어촌공사 전북지역본부장

인류의 미래를 담은 많은 영화에서는 미래의 농업으로 식물공장(Plant Factory)이 자주 등장하곤 한다. 식물공장은 통제된 시설공간에서 빛,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농도 등의 조건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면서 계절과 장소에 제약 없이 필요한 작물을 생산해 내는 것을 말한다. 수직농장(Vertical Farm)으로도 잘 알려진 식물농장은 기상이변의 자연환경 영향을 덜 받아 안정적인 재배도 가능하기 때문에 이미 선진국에서는 활성화되어 있기도 하다. 

 최근 한국에서도 식물공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의 좁은 국토(농지)여건에 우수한 ICT기술(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정보통신기술)에 의한 환경제어기술, 조명기자재 발전에 비추어 어느 선진국보다 발전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예측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등 첨단기술을 농업에 적용한 정밀농업을 실시하고 있다. 정밀농업이란 비료와 농약의 사용량을 줄여 환경을 보호하면서도 농업의 효율은 향상시켜 지속가능한 농업이 가능하도록 하는 활동을 말한다.

1990년대 초반 존디어(John Deere) 라는 농기계 업체가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의 GPS 위치 데이터를 사용하는 기술을 농업용 트랙터에 적용하면서 미국의 정밀농업이 시작되었다. 현재 미국은 GPS 기술을 바탕으로 세분화된 단위 면적에 종자·비료·농약의 투입, 파종의 정확한 간격 파악, 인공위성이나 드론을 활용한 작황 예찰, 수확량 사전 예측, 수확된 작물의 품질 분석 등 농작물의 생산 주기 전 과정에 걸쳐 첨단 과학기술을 적용하여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아마도 미국 전체 농경지 면적의 70%이상(약 1억 헥타르)은 정밀농업을 도입하여 실시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은 왜 이렇게 일찍부터 정밀농업에 주목하게 된 것일까? 아마도 최적의 재배환경을 조성해 최대의 생산성(Producivity)을 높여 자국의 식량안보를 지키고 지속가능(Sustainable)한 농업 환경을 만들어 다음 세대에도 이어나가기 위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농업 인구와 경작지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지만 세계 인구는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식량 공급이 향후 인류의 가장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제한된 경작지와 낮은 곡물자급률, 고령화된 농업 인구에 소농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의 농업 환경을 단순히 미국의 농업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러나 어느 나라든 농업의 궁극적 목표는 미래 식량 안보와 후대에 더 나은 환경을 물려주기 위한 노력일 것이다.

우리나라는 1999년 전후로 정밀농업기계 관련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긴 하지만 정밀농업에 대한 개념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열악한 농업환경을 극복하고 농업 생산성 제고를 통한 식량안보를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지금 현실에 맞는 한국형 정밀농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실행해야 할 것이다. 

 최대의 생산성으로 지속가능한 농업을 구현하기 위해 여러 선진국에서는 이미 맞춤형 기능성 농작물 재배에 적합한 전천후적인 새로운 농업기술 방식을 활성화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선진화된 농업의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ICT기술을 적용한 한국형 정밀농업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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