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9 or 2019
1919 or 2019
  • 전주일보
  • 승인 2019.01.0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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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거침이 없다. 시간은 전진만 있을 뿐 후진이 없다. 또 새해다. 하루는 짧지만 일년은 길다. 그러나 시간의 속도는 가파르다. 도도히 흐르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새해를 맞았다. 12개월, 365일, 8천760시간이 똑같이 모두에게 주어졌다.

시간은 개인에게는 삶으로, 이땅의 모든 이들에게는 역사라는 이름으로 새겨진다.

꼭 100년 전인 1919년도 그랬다.

20세기 초반 우리 역사는 녹록치 않은 일제 식민지 치하의 터널을 관통하고 있었다. 1910년 한일합방으로 우리 역사가 시작된 이래 처음 나라와 주권을 잃었고 국민들은 일제 노예로 전락했다.

우리글을 제대로 쓰지 못했고 우리말을 꺼내지도 못했으며 한국인이라고 자랑스럽게 내세우지 못했다. 세계사적으로는 서구 열강이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세계 곳곳에 제국주의의 깃발을 세우며 식민지를 넓혀가고 있었다.

우리는 일제의 먹잇감으로 전락했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미국, 일본 등 강대국들은 각자의 욕망을 감당못 해 발칸반도에 자리한 세르비아의 사라예보에서 1914년 발생한 오스트리아 황태자 암살 사건으로 촉발된 제1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다. 4년 여 전쟁은 세계사의 지형과 흐름을 바꿔버렸다.

전쟁 결과로 열강들은 승자와 패자로 희비가 엇갈렸지만 이들의 총칼에 신음하던 약소국들은 저항의 깃발을 내세우며 독립을 외쳤다.

9년 여 일제의 통치하에 있던 한국은 3·1만세운동으로 들불처럼 일어나 독립을 외쳤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2천만 온 겨레와 100만 해외동포까지 서울과 광주, 하와이, 도쿄 등 세계 각지에서 태극기를 들고 거리로 뛰쳐나왔다.

그들이 외침은 단 하나 한국의 완전한 자주독립이었다. 한반도에서 일어난 만세운동은 전세계 약소국들의 독립운동 도화선이 됐다.

중국 5·4운동, 인도 간디의 비폭력 불복종 운동 등 식민 지배에 신음하던 나라들에게 희망의 불을 지폈다. 100년이 흐른 2019년 우리는 또 다시 역사의 중요한 길목에 서 있다.

분단 70년 여전히 남북은 허리가 잘린 채 서로를 마주보고 있고 갈수록 격화되는 미중 무역전쟁 등 글로벌 경제의 환경 속에서 치열한 경쟁에 노출돼 있다. 새해 벽두 우리는 새해 힘찬 걸음으로 도도한 격랑을 헤쳐가야 한다.

누구에게나 삶의 길은 멀고 험하다. 가보지 않은 길은 두려움과 의구심을 동반한다.

어려움을 이기는 것은 굳센 의지와 확신 뿐이다. 1919년 우리 선조들은 잡히지 않은 독립의 빛을 밝히기 위해 모두가 목놓아 독립운동을 펼쳤다. 2019년 우리는 각자의 위치에서 새로운 미래와 희망의 길을 닦아야 한다.

황금돼지해 모두의 건투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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