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모두가 얼굴없는 천사가 되어 보자
올 겨울, 모두가 얼굴없는 천사가 되어 보자
  • 전주일보
  • 승인 2018.12.27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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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를 사랑과 인정이 넘치는 천사도시로 만들고 있는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벌써 19년째다.

얼굴없는 천사는 27일 노송동 주민센터에 전화를 걸어 "주민센터 지하주차장 입구에 있고, 어려운 이웃에게 힘이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에 직원들이 가보니 A4용지 박스가 놓여 있었고, 상자에는 5만원권 지폐 다발과 동전이 들어있는 돼지저금통 1개가 들어 있었다. 금액은 모두 5020만1950원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이름도, 직업도 알 수 없는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로 19년째 총 20차례에 걸쳐 몰래 보내 준 성금은 총 6억834만660원에 달한다.

노송동 얼굴없는 천사는 지난 2000년 4월 초등학생을 통해 58만4,000원이 든 돼지저금통을 중노2동 주민센터에 보낸 뒤 사라져 불리게 된 이름으로, 해마다 성탄절을 전후로 남몰래 선행을 이어오고 있다.

이처럼 해마다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이 이어지자, 전국적으로 익명의 기부자들이 늘어나기도 했다.

특히, 전주시는 얼굴 없는 천사의 뜻을 기리고 그의 선행을 본받자는 의미에서 숫자 천사(1004)를 연상케 하는 10월 4일을 ‘천사의 날’로 지정하고, 주변 6개동이 함께 천사축제를 열고 불우이웃을 돕는 등 나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지난 2010년 1월에는 노송동 주민센터 화단에 '얼굴 없는 천사의 비'를 세웠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2014년 신년사를 통해 '건물(建物)은 높아졌지만 인격(人格)은 더 작아졌고, 고속도로(高速道路)는 넓어졌지만 시야(視野)는 더 좁아졌다. 소비(消費)는 많아졌지만 기쁨은 더 줄어들었고, 집은 커졌지만 가족(家族)은 더 적어졌다'고 했다.

올해로 19년째 해마다 세밑이 되면 소리 소문도 없이 찾아와 남몰래 선행을 베풀고 떠나는 '얼굴 없는 천사'의 기부선행은 갈수록 추워지는 날씨에 훈훈한 인정을 선사함은 물론 우리들에게 기부의 참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 있다.

이에 이번 겨울에는 우리 모두가 얼굴없는 천사가 되어 갈수록 줄고 있는 온정의 손길이 확산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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