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노후 SOC 심각하다
전북 노후 SOC 심각하다
  • 이용원
  • 승인 2018.12.1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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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자고 일어나면 사고 뉴스다.

멀쩡한 도로 위로 섭씨 100℃짜리 물기둥이 치솟고, 지은 지 27년 된 강남의 오피스텔은 붕괴 우려로 폐쇄됐다.

시속 100㎞로 달리던 KTX 열차는 탈선해 기관차와 객차가 뜯겨나간 채 ‘ㄱ’자고 꺾였고, 달리던 차량이 갑자기 푹 꺼진 도로 밑으로 사라졌다.

공항을 이륙한 항공기가 정비 부실로 되돌아오고 나머지 항공편들도 줄줄이 지연·연착되기 일쑤다.

더욱이 사회기반시설(SOC) 안전사고는 시설물을 가리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지난 8일에는 강릉역을 출발한 서울행 KTX 열차가 단 5분 만에 탈선했다. 고속주행 구간에서 탈선했거나 탈선 열차가 추락했다면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다.

민생과 직결된 SOC에서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땅 밑부터 도로 위, 건물 속, 하늘까지 안전지대가 없다는 ‘포비아(공포)’ 현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이 같은 이유는 SOC가 세월이 지나면서 시설들이 낡고 엉키고 약해져 오늘날 기준으로 보면 턱없이 낮은 안전수준에 높은 위험을 안고 있어서다.

심지어 이들의 인프라 노후화 속도를 유지보수·성능개선 투자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전북도 SOC 안전사고에서 예외는 될 수 없다. 전북 노후 SOC 비율이 전국 상위권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작성한 ‘국가 주요 시설물의 관리체계 개선을 위한 입법 및 정책 과제’ 보고서를 보면, 지난 9월 기준으로 17개 광역 지자체 가운데 지은 지 30년 넘은 노후 시설 비율이 20%를 넘는 곳이 총 6곳이다. 제주가 시설물 노후화 비율이 30%로 가장 높았고 충북(24.4%)과 전남(22.1%), 경북(21.4%), 서울(21.7%), 전북(20.9%) 순이었다.

이들 지자체는 보유 시설물의 노후화율이 높아 앞으로 시설물 안전과 성능 확보를 위해 대규모 예산이 필요할 수 있다.

문제는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는 노후 시설물의 유지·보수 예산이 필요할 때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지자체 대부분은 재정 자립도가 50%를 넘지 못하는 수준이다.

올해 행정안전부 행정안전통계연보를 보면 경북의 재정자립도 33.3%며, 전남(26.4%)과 전북(27.9%)은 재정자립도가 3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예산 문제로 시설물 관리에 허점이 생길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특히 최근 정부가 SOC 예산을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내년 SOC 예산은 19조8,000억원으로 올해보다 8,000억원 정도 늘었지만 여전히 20조원 이하다.

노후된 SOC는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다.

정부는 SOC 예산을 줄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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