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맞는 공권력, 이대론 안 된다.
매 맞는 공권력, 이대론 안 된다.
  • 전주일보
  • 승인 2018.12.11 16: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옛날에 어린아이가 울면 ‘자꾸 울면 순사가 잡아간다.’라고 아이를 위협했다. 그때의 순사(巡査)는 일제 강점기의 경찰 최하위 계급이었지만, 일반적으로는 경찰을 총칭하는 호칭이기도 했다. 울던 아이가 그칠 정도이니 그 위세가 얼마나 대단했던지 짐작이 갈 만하다. 순사는 호랑이만큼이나 무서운 존재였고 두려움의 상징이었다.

그 순사의 위세는 광복 이후에도 상당 기간 유지되었다. 이승만 독재 시절과 박정희, 전두환 독재 시절에 경찰은 주민들 사이에 정보원을 두어 운용하면서 어떤 자리에서든 북한이나 공산당에 가까운 말만 나와도 바로 공산당으로 몰아 반공법을 씌워 감옥에 보내거나 간첩으로 몰아 죽였다. 또 정권 유지 차원에서 반대파를 감시하는 역할도 경찰이 감당하였기에 경찰은 두려운 존재였다.

전두환 정권이 끝나고 노태우 시대에 접어들면서 민주화운동이 시작되고 세월이 흐르면서 정보 형사의 역할이 줄어들고 경찰은 두려운 존재에서 시민의 가까운 보호자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더구나 시민의 촛불혁명으로 불법 정권이 무너지면서 경찰은 이제 공권력의 집행자가 아닌 시민을 지키는 역할에 주력하는 친근한 조직이 되었다.

지금의 경찰은 분명히 공권력을 집행하는 역할을 맡고 있으면서도 행정 공무원과 별반 다르지 않게 국민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로 인식되고 있다. 그래서 사소한 말다툼에도 112 신고 전화를 누르고 불편한 일이 있으면 경찰이나 소방관서에 전화한다. 걸핏하면 잡아가던 경찰이 만만한 조력자로 인식되면서 철없는 사람들이 경찰에게 함부로 대하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지는 것이다.

흔히 길을 물을 때도 지구대나 파출소로 찾아가 묻고, 키우던 반려견을 잃어버려도 경찰관에게 찾아간다. 이렇게 언제든지 도움을 청하고 도움을 받으면서 고맙게 생각하는 것이 정상적인 사람의 도리인데, 고마움은커녕 만만한 상대로 생각하고 폭언을 하거나 폭행하는 일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특히 술에 취하면 일부러 파출소에 찾아가서 고함을 지르고 말리는 경찰관에 손찌검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또 가정폭력을 신고하여 출동한 경찰관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경우, 택시요금문제로 실랑이를 벌이다가 파출소로 찾아가 중재하는 경찰에 주먹을 휘두른 일도 있다. 이렇게 도내에서 지난 3년간 경찰관 폭행으로 공무집행을 방해한 사범이 827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런 공무집행 방해는 경찰관뿐 아니라 행정공무원들도 흔하게 당하는 일이다. 특히 주취자에 의한 폭행과 공무집행 방해를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 이제까지 주취자에 관대했던 법률 적용 대신 주취자는 가중처벌하는 쪽으로 법률을 개정해야 주취 난동이나 주취 운전 등 취중범죄가 사라진다. 음주로 인한 인명과 재산피해를 더는 좌시하지 말아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