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황사· 스모그 삼중고로 '숨쉬기 힘든 전북'
미세먼지· 황사· 스모그 삼중고로 '숨쉬기 힘든 전북'
  • 김도우
  • 승인 2018.11.2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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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에 하루꼴 대기질 '나쁨'... 道 미세먼지 저감대책-조례 효과 미지수, "전담팀 반들어 적극 대응해야"

28일 대기정체로 전북 전역에서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이날 오후 들어 중국 등에서 발생한 스모그로 인한 대기오염물질과 황사까지 유입되면서 전북은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장임석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장은 전주일보와 통화에서 “이날 오전 11시 기준으로 전북지역 미세먼지 예보가 ‘나쁨(36~75㎍/㎥)’ 상태를 가리키고 있다”며 “전북 전 지역에서 대기 정체로 국내 생성 미세먼지가 축적되고 오후에는 황사와 국외 미세먼지가 더해져 농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원인을 분석했다.

지난 며칠 초미세먼지(PM2.5)는 중국과 북한 등을 거쳐 내려오고 있다.

실제 이날 전북 11개 시군은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고, 전주익산군산에서는 황사도 관축됐다.

전주기상청에 따르면 전주, 익산, 군산, 김제, 정읍, 고창, 완주, 부안에는 오전 4시를 기해 임실, 무주, 고창에는 오전 6시를 기해 각각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졌다

전북은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1일 1시간이라도 “나쁨”이 발생한 일수가 2018년 1월부터 9월 말까지 270일 중 103일이나 발생, 이삼일에 하루는 대기질이 매우 좋지 않았다.

365일중 절반 이상이 미세먼지 등 대기질이 좋지 않자 전북도는 긴급 예산을 편성해 그동안 대기오염측정소가 설치되지 않아 정확한 미세먼지 농도를 알 수 없었던 전주 송천동, 동부권 무주군과 임실군, 정읍 신태인에도 대기오염측정소를 설치했다.

전북도 기후변화팀 관계자는 “현재 설치작업이 진행 중인 장수, 순창, 고창 등의 측정소 설치가 마무리되면 전북 도내 대기오염 측정소는 지난해 8개 시군 15개에서 14개 시군 24개로 크게 확대된다”고 말했다.

전북도의 이런 방침에 의하면 14개 모든 시군의 지역별 대기오염물질의 농도를 정확히 알 수 있고, 시군 권역별 미세먼지 예보, 경보제 운용도 많이 원활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통제하고 미세먼지 등 대기질 문제를 방어할 수 있는 전략적인 부서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북도는 ‘행정기구 설치 및 정원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에 미세먼지팀을 만들지 않았다. 
최훈열 전북도의원(부안1·환경복지위원회)은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황사 등 대기질 오염이 심각한 수준에 있고, 외출 자제라는 주의보가 매번 발생하는 심각한 상황에서 이 문제를 전담할 부서가 없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전북도 핵심관계자는 “미세먼지 총괄 1명을 충원하고, 기존 기후변화팀 인원을 보강해 철저하게 관리하겠다”며 “대기질 오염을 방어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도 보건환경연구원에 미세먼지 등 담당자를 3명 더 충원해 이동 측정을 통한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빠른 시간내 인원을 선발해 대기질 오염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유철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원은 “미세먼지 등 깨끗한 환경을 위해 대기질 오염을 측정할 수 있는 센터를 중국 현지에 만들어서 지난 6월25일 개소했다”며 “이 센터를 전북도가 이용할 수있도록 협약을 맺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북지역 대기질 오염원의 원인은 중국 등 해외 황사 먼지와 국내적 요인이 있다. 중국 대기질 오염은 현지 센터를 이용해 정보를 받아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유차량의 증가도 한 원인이다.

전주지역 경유차는 지난 2008년 3,700여대에서 지난해 4,200여대까지 늘었다. 또 일각에서는 충남 화력발전소와 새만금 방조제 사막화 등도 전북 미세먼지 원인으로 꼽고 있다. 하지만 명확한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전북도는 지난해 5월에야 관련 용역연구를 시작했고, 그 결과는 올 연말에야 나온다.

전북도 관계자는 “미세먼지 안에 있는 화학적 성분을 분석하고 있다”며 “1년간 분석결과를 토대로 바람이나 기상여건, 배출량을 대입해서 샘플링을 돌려 도내로 유입되는 미세먼지, 기여도 등을 판단하는 용역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원인이 불명확하기 때문에 행정의 대책도 구체적일 수 없다.

전북도는 다양한 방법으로 자체적 미세먼지 저감정책을 펼치고 있고, 관련 조례도 만들었지만 그 효과는 아직 미지수다.

박승용 전북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전북의 미세먼지가 왜 심각한지에 대한 과학적 원인분석이 선행돼야 한다”며 “그 결과에 따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미세먼지 대책이 중요한 이유는 소아는 면역력이 떨어져 있고 성인보다 기도 분비물을 배출하는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며 “광역단체에서 전담 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황사는 주로 중국 북부 및 몽골 사막지대와 황토고원에서 바람과 함께 장거리 이동하는 미세한 흙먼지로, 보통 우리나라에는 입자가 큰 미세먼지(10㎛) 수준이다. 초미세먼지 지름이 2.5㎛로 사람 머리카락의 약 20분의 1에서 3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987년부터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대기질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2013년 국제암연구소(IARC)를 통해 미세먼지를 사람에게 발암이 확인된 1군 발암물질로 지정하고 있다.

/김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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