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는 지금 '쇄국정책' 추진 중?
전주시는 지금 '쇄국정책' 추진 중?
  • 전주일보
  • 승인 2018.11.26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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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원/부국장

근대 구미 자본주의 나라들은 일찍부터 면업을 기축으로 산업혁명을 완료하고, 1820년대에 나타난 과잉 생산으로 최초의 공황을 맞으면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자본주의 나라들의 아시아 진출의 목적이 원료공급지와 상품판매시장의 획득에 있었음은 더 말할 것이 없다.

이리하여 아시아에 있어서는 자본주의 세계시장의 형성은 중국과 일본의 개항으로 거의 완성단계에 이르렀고, 동북아시아에서는 오직 조선만이 세계시장에 편입되지 않은 지역으로 남아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 즈음해 조선에서는 대원군 이하응이 위정척사사상에 의거해 단호한 쇄국정책으로 외래 자본주의 나라들의 침략을 저지하려 했다.

대원군은 중국이 아편전쟁과 태평천국 봉기 또는 영국·프랑스 연합군의 북경 침공 등의 사건으로 나라가 위태롭게 된 것은 문호를 개방한 때문이라 믿었다. 때문에 조선왕조를 수호하는 방법은 국내 인민에 대한 외부의 영향을 차단하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현재 전주는 (주)자광에 대한 이야기로 들끓고 있다. 자광건설은 지난달 18일 옛 대한방직 부지에 대한 잔금을 납부해 토지소유권을 취득했으며, 지난 12일 전주시에 지구단위계획안을 접수했다. 자광건설은 이 부지에 총 2조5,000억원을 들여 143층 익스트림 타워, 350실 규모의 특급호텔, 지상 5~7층 규모의 백화점 등 관광쇼핑시설, 3000가구의 아파트를 건립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또한 전주시에는 3,000여명이 동시 수용 가능한 컨벤션센터, 전체 부지 면적 50%에 달하는 테마공원 등을 기부채납할 예정이다. 착공은 내년 중순, 완공은 2023년으로 예정돼 있다.

이에 전주상공회의소는 지역경제활력의 기회라며 적극 찬성하고 있고, 대한건설협회 전북도회는 시공사와 전북지역 건설업체가 20%이상의 컨소시엄을 조건으로 이 사업을 찬성하는 입장이다. 전북공인중개사협회와 전주한옥마을 어진포럼 또한 전주발전을 이끌어낼 절호의 기회라며 찬성하고 있다.

여기에 전주시민 3만여 명이 전주시 2035도시기본계획에 ‘전주143익스트림타워 복합개발’계획을 반영해 달라는 의견서를 전주시에 제출하기까지 했다. 이처럼 3만여명에 달하는 주민 의견서를 낸 것은 전주시 도시개발 역사상 전무한 기록이다.

하지만 전주시는 26일 전주시 도시기본계획에 맞지 않고 공유지 소유권자인 전북도의 입장이 명확치 않다는 이유로 자광이 제출한 지구단위 계획 신청을 반려했다. 앞서 김승수 전주시장은 자신의 선거공약대로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공론회위원회'를 구성해 시민들의 뜻에 따르겠다는 입장이지만 공론화위원회 운영비 5,000여 만원이 시의회에서 전액 삭감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자광이 타워건설을 위해서는 지구단위계획 신청이 아닌 환경영향평가를 거쳐 도시기본계획 변경 신청을 해야 되기 때문에 2023 세계잼버리 이전 완공은 물건너 갈 듯 보인다. 또한 일부에서 나오는 지적대로 부지 개발이 이뤄질 경우 업체에 대한 특혜와 교통혼잡 유발, 유통시장의 잠식 등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 있다.

게다가 또 다시 자광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해당 부지가 주거용지로 계획돼 있어 향후 1만 세대 이상의 아파트 숲 건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물론 대원군의 쇄국정책도 외부로부터 나라를 격리함으로써 봉건왕조의 멸망을 막아보자는 봉건지배계급의 기대와 이익을 반영하고 있었다.

그러나 실상 대원군이 쇄국정책으로 수호하려 한 봉건적 지배질서는 민중의 편에서 본다면 시급히 파괴 청산해야 할 역사적 장애물에 지나지 않는 것이었다. 이 시기 조선이 당면한 역사적 과제는 외국의 선진 과학기술을 섭취해 나라의 부강 발전과 근대화를 실현시켜 외래 침략자들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대원군은 이렇듯 중대한 민족적 과업을 인식하지 못하고 오로지 쇄국하는 길만이 봉건왕조를 수호하는 것으로 알고 쇄국정책에만 완고하게 매달려 국제적 위기를 더욱 심화시켰다.

작금의 전주시는 연간 1,000만 관광객이 찾고 있지만 변변한 고급 호텔 하나 없을뿐더러 대규모 국제회의를 개최할 컨벤션센터 하나 없는 게 현재 전주의 실상이다.

보존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때로는 개발이 시민들의 삶을 더욱 더 풍요롭고 윤택하게 만들 수 있다. 만약, 구한말에 우리가 먼저 문호를 개방하고 개혁에 나섰다면 치욕의 역사는 달라졌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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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발전 2018-12-02 00:16:26
전라남도 스러운 정읍놈 하나가 낙후된 전주를 더욱 낙후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