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재앙에서 시민을 구하자
미세먼지 재앙에서 시민을 구하자
  • 전주일보
  • 승인 2018.11.1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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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에
김 규 원/ 편집고문

단풍이 다 지고 앙상한 가지만 을씨년스러운 11월 상순을 지나 중순에 접어들었다. 지난 7일이 입동(立冬)이었고 오는 22일이 소설(小雪)이니 어느결에 계절은 겨울인 셈이다. 이미 중부 이북에서는 얼음이 얼었고 도내에서도 장수, 임실 지역은 금주에 영하로 내려갈 전망이다.

요즘처럼 가을에서 겨울로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換節期)에 특징적으로 많아지는 게 있다면 부음(訃音)이다. 나뭇잎이 떨어지고 맺은 열매를 거두는 시기가 되면 나이 많은 노인들이 세상을 떠나는 수가 증가한다. 나무가 잎을 떨구고 겨울을 준비하듯, 인간도 이때가 되면 자연의 흐름에 따라 다음 세대를 위하여 자리를 비우는 것이지 싶다.

그런데 특히 최근에 이르러서는 요즘처럼 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드는 환절기에 불청객인 미세먼지가 급증하여 호흡기 질환에 취약한 노인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끼쳐 사망자가 는다고 한다. 입자 크기가 10㎛(마이크로미터 : 1000분의1㎜) 이하인 먼지를 ‘미세먼지’라고 부르고, 2.5㎛ 이하인 먼지를 ‘초미세먼지’라고 한다.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원인은 대부분 인위적인 배출에서 비롯되는데, 공장 굴뚝의 매연, 발전소, 보일러, 자동차 매연 등 연료를 태워서 발생하는 연기가 대기중에 퍼져 발생한다. 특히 겨울철에는 난방연료사용 증가로 미세먼지 발생량이 늘어나는 데다 대기의 이동이 적어 정체하기 때문에 먼지가 중첩되어 농도가 짙어지는 것이라고 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중국의 급속한 공업화와 소비증가로 공장의 매연과 연료사용이 늘어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편서풍을 타고 날아와 정체된 대기에 머물기 시작하면 계속 발생하는 국내 먼지와 중첩되어 겨울 동안 거의 ‘나쁨’과 ‘매우나쁨’ 수준의 대기질을 유지하게 된다. 비나 눈이 내리면 미세먼지가 빗물에 녹아 농도가 줄지만, 금세 또 중국의 먼지나 국내에서 발생하는 먼지들로 덮이는 악순환을 거듭하는 게 현실이다.

이들 미세먼지는 호흡기에 들어오면 입자가 작아서 코점막과 허파의 점막이나 융모에도 걸리지 않고 그대로 폐포(肺胞 : 허파꽈리)로 직행하여 나쁜 영향을 미친다. 이들 미세먼지에는 황산염, 질산염, 암모니아 등의 이온성분과 금속화합물, 탄소화합물 등 연소결과물인 유해물질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초미세먼지는 거의 그대로 폐포에 들어가 염증을 일으키거나 녹여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망가뜨린다.

이들 먼지의 유해물질이 세균보다 더 무서운 것은 세균에 대한 인체의 저항력으로 건강한 사람은 세균의 침입은 막을 수 있으나, 황산염, 질산염 등은 저항력과 관계없이 폐포를 녹일 수 있으므로 더욱 위험한 것이라고 한다. 초미세먼지(2.5㎛) 농도가 36~50㎍/㎥(나쁨)의 경우에는 급성 페질환이 10% 증가하고, 51~80㎍/㎥(매우나쁨)의 경우에는 만성 천식이 10% 증가한다고 국립환경과학원은 밝히고 있다.

특히 우리 전라북도는 전국 최고의 미세먼지 피해지역이다. 가까운 중국에서 미세먼지가 날아와 머물기 시작하면 소백산맥에 막혀 공기가 정체되기 때문에 오래 머물게 된다. 여기에 서천 등지의 서해안 화력발전소에서 내뿜은 미세먼지가 가세하여 200㎍/㎥ 정도의 미세먼지와 150㎍/㎥ 이상의 초미세먼지에 뒤덮여 숨을 쉬기 곤란한 경우가 많다.

입동이던 지난 7일에는 벌써 미세먼지 157㎍/㎥, 초미세먼지 140㎍/㎥를 기록했다. 그리고 잠시 비가 내려 보통 수준으로 내려가더니 다음날 다시 ‘나쁨’ 수준으로, 일요일 오후 3시에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서도 전주시 미세먼지 88㎍/㎥, 초미세먼지 67㎍/㎥(52이상 매우나쁨)을 기록했다.

중국에서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로켓이나 포탄을 사용하여 ‘요오드화 은’을 구름에 쏘아서 비가 내리게 하는 인공강우를 가끔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북경은 우리 전북처럼 분지형의 지형이어서 먼지가 해소되지 않고 비도 적은데, 인공강우를 이용하여 비가 내리면 먼지를 씻어 맑은 하늘이 된다는 것이다. 현재 미세먼지를 없애는 방법은 이 인공강우가 유일한 방법인 듯하다. 그러나 부분적으로 유효한 것이어서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므로 특별한 경우에나 사용하는 방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먼지 발생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과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여러 대책을 협의하고 인공강우 기술 문제 등을 논의하고 있지만, 별 뾰족한 수가 없는 듯하다. 결국 자동차 운행을 줄이고 화력발전 시설 가동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등 소극적 대책밖에 내놓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자동차 운행제한은 좀더 적극적인 자세로 공공기관뿐 아니라 민간까지 모두 참여하는 홀짝 2부제를 확실히 시행하고, 화력발전은 전면 중단하는 계획이 하루빨리 수립되어야 한다. 아울러 모든 소각행위와 비산 먼지 원인제공 사업장에 대한 단속 등 근원적인 조치가 시행되어야 미세먼지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정부는 좌고우면하지 말고 강력한 대책을 하루빨리 내놓아야 한다.

지금 당장 시민들이 외부활동을 하려면 미세먼지를 피할 수 없다. 미세먼지를 막을 수 있는 마스크를 상시 착용하는 방법뿐이다. 잘 쓰면 2~3회 쓸 수 있는 마스크인데 약국에서 1개당 2,500원이다. 온라인 판매로는 여러 개를 사면 거의 반값에 살 수 있다. 행정이 예산으로 미세먼지 마스크를 싼값에 공급하는 방안을 다시 한번 검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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