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와 분산형전원
신재생에너지와 분산형전원
  • 전주일보
  • 승인 2018.10.16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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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주 화/한국에너지공단 전북지역본부장

분산형전원이란 전력 수요자 인근지역에 설치 가능한 소규모 발전설비를 이용하여 수요자에게 필요한 전력을 전량 공급하거나 이미 사용 중인 중앙 집중식 전력 공급 체계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용도로 적용 가능한 발전방식이다. 중앙집중형 발전은 대단위 화력‧ 수력‧원자력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전국에 깔려있는 송배전망을 통하여 일반 가정이나 건물에 공급하는 방식인 반면, 분산발전은 대형공장이나 건물에 전기 발전 설비를 갖추고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이라 이해할 수 있다. 근래 발전부문에서 신재생에너지원이 주목받는 새로운 이유 중의 하나는 그것이 향후 분산형 전원의 확대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즉 전력공급구조는 석탄·원전 등 기저발전이 주도하는 중앙집중형과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가 포함된 분산형으로 나눌수 있는데 분산형 발전은 중앙집중형 발전 방식에 비하여 몇 가지장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분산형 발전은 수요지 근처에 위치함으로써 생산된 전기를 수요지까지 공급하는데 필요한 송배전 인프라 건축 비용과 운영비용이 대폭 절감된다. 특히, 생산된 전기를 수요지까지 전달하는 과정에서 ‘무효전력(교류로 전력을 전송할 경우 전력망은 소비되는 전력 외에 어느 정도의 전력을 항상 갖고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전력을 무효전력이라 함)’으로 인한 에너지 손실을 대폭 감소시킬 수 있다.

분산발전이 갖는 두 번째 장점은 대단위 발전소 건립에 대한 부담감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과 같이 국토의 면적이 좁은 나라에서는 발전소 부지와 송전선을 건설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중앙집중형 발전 중 효율이 높다고 하는 원자력 발전소의 건설은 발전소 후보 지역의 선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수력발전소는 환경 보호 단체의 견제를 받을 수 있어 발전소 건설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예컨대 원자력발전소와 석탄화력발전소에 생산된 전기를 국토의 끝에서 끝으로 보내기 위해서 세워지는 초고압 송전탑 때문에 고통을 겪었던 수많은 사람들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또한, 발전소 건설이 확정된다 하더라도 토지보상금과 같은 경제적 손실의 발생은 중앙집중형 발전소 건설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하지만, 분산형 발전의 경우 발전소의 규모가 작아서 중앙집중형에 비하여 부담 감이 작다고 할 수 있다.

분산형 발전이 갖는 세번째 장점은 전력계통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중앙집중형 발전은 분산발전에 비하여 광역 송배전망을 갖게 되는데, 같은 송배전망 안에서 전체 수요와 공급이 1초라도 맞춰지지 않으면 계통망 전체가 붕괴되는 광역정전사태가 발생을 하게 된다. 물론 분산발전에서도 전력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로 인한 계통망 붕괴 현상이 발생할 수 있지만, 해당 지역의 계통망만 붕괴되기 때문에 광역정전 사태는 방지를 할 수 있는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가 발전량 중 재생에너지 비중은 2.2%(2017년 기준)로, 14.9~29.3%에 이르는 미국·일본·영국·프랑스·독일 등을 포함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전 세계에서 에너지공급이 가장 집중화된 나라 중 하나이다.

하지만 원자력발전이나 석탄화력발전과 같은 대규모로 집적화된 발전단지에서 초고압 송전망을 통해 전력다소비 지역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시스템은 주민수용성과 환경문제 등으로 한계에 봉착했다. 원자력발전소의 일상적인 위험과 포화상태에 이른 핵폐기물,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배출하는 미세먼지와 온실가스의 문제점을 모르는 사람은 이제 없을 것이다.

독일의 경우를 살펴보면 분산형 에너지로 전체 발전량의 30%가량을 공급하고 있고 독일의 재생에너지 협동조합은 831개로, 조합원이 16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미 에너지 전환을 성공적으로 추진 중인 독일은 에너지 전환이 전후 독일의 가장 큰 인프라 프로젝트이며 독일 경제를 강화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분야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재생가능에너지가 기존 에너지 수입을 대체해 무역수지 개선과 에너지안보 강화 효과를 가져왔고 새로 생긴 일자리도 37만 개에 이른다고 한다.

에너지 전환 문제는 단순하게 전력생산의 방법을 바꾸는 것에 머무르지 않는다. 정치·사회·경제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우리나라도 국민의 안전과 쾌적한 환경을 위해 친환경 에너지정책으로 전환을 추진해야하고, 특히 장기적인 관점의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 과정에서 친환경 분산형전원의 역할을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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