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인 식량확보의 필요성
안정적인 식량확보의 필요성
  • 전주일보
  • 승인 2018.10.09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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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종 만/한국농어촌공사 전북지역본부장

‘밥이 하늘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밥이 세상과 생명을 살리는 중심이라는 뜻으로, 그 옛날부터 우리 선조들이 얼마나 먹을 것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는지를 알 수 있는 구절이다. 시대가 진화할수록 점차 쌀 소비는 줄어들고 육류 소비가 늘어나는 등 우리들의 식습관이 변화하고 있지만 언제까지나 인간은 먹어야 살아갈 수 있다는 기본 전제에 대해서만큼은 변함이 없다. 

 요즘, 대내외적으로 국제 곡물 가격이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다. 거기다가 시시각각 변하는 기후와 환경오염 등으로 인해 농어업?농어촌의 상황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그래서 미래 인류의 최대 고민은 식량안보(Food security, 인구 증가, 천재적 재난, 전쟁 등을 고려하여 항상 얼마간의 식량을 확보하는 것)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2050년이 되면 세계 인구는 약 92억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식량생산은 현재수준과 큰 변동이 없어 기아로 고통 받는 인구가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 전망이 나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를 거듭하면 할수록 인류의 삶의 질은 점차 향상되고 있어 국민들은 단순히 배고픔을 해결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어떤 것을 어떻게 먹느냐’에 대한 관심으로 집중하기 시작했다. 

 2006년대 말, 국제 곡물가격이 폭등하자 중국·인도 등 인구대국을 포함한 수출국들은 곡물에 대해 수출세를 부과하거나 일부 곡물은 수출을 제한하는 극약 처방을 내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나라가 그동안 농업생산기반시설에 투자를 아끼지 않은 덕분에 식량위기의 충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었다. 그래서 앞으로 발생할 지도 모를 식량위기에 대비하고 안정적인 식량공급을 위해 지금부터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곡물확보능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종합적인 농업기반시설 정비 및 관리정책의 중요성을 통해 간척지를 활용한 대규모 농업회사 설립, 재해에 대비한 시설 보강 및 관리 강화, 환경 친화적인 생산기반정비사업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해외농업자원 개발, 쌀 가공식품 시장 확대 등 다양한 각도에서의 해결책을 도입해야 한다.

 지금 당장 외국에서 수입해오는 것이 더 싸다고 해서 수입에만 의존하다가는 정말로 큰 일이 난다. 기상악화로 인한 생산량 감소, 개발도상국의 식량소비 증가 등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곡물가격 폭등은 곧 식량무기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국제곡물가격 폭등에 따라 식량안보가 위협받는 상황이 일어난다. 그동안 범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식량생산기반 투자로 인해 주곡인 쌀 자급이 가능하여 충격은 어느 정도 완화하였으나 곡물 자급률이 23.8%밖에 안 되는 우리나라는 앞으로 국제 곡물가격 상승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 나라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해방이후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주곡인 쌀의 안정적인 농업생산기반을 갖추기 위해 주력해왔고 한국농어촌공사 전북지역본부는 농업용 수리시설을 설치하여 농업용수를 확보하고, 용?배수 체계 정비, 대구획경지정리사업 등을 추진해 오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가뭄과 수해에 견딜만한 능력을 가지게 되었고 기계화영농이 가능한 기반이 조성되어 쌀 자급을 달성할 수가 있었다. 

 세계 곡물가격 급등에서 보듯이 식량문제는 장기적 안목으로 접근해야 한다. 기존의 농업생산기반을 친환경적으로 재정비하면서 노후화된 수리시설의 보수?보강을 통해 재해대비 능력도 높여나가야 한다. 겨울철 노는 땅을 최대한 활용하고 국제가격 상승으로 국내외 가격차가 줄어든 밀재배면적도 확대해야 하며, 국내 곡물수입업체들의 변화와 함께 민간 기업의 해외농업자원개발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국민들이 ‘우리 쌀 애용하기’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하며 국산 쌀을 가지고 기능성 상품이나 고급 상품으로 탈바꿈을 시도해 더 넒은 시장까지 확대해나가야 한다. 
 식량문제는 안보차원의 대책이 요구되는 국가적인 과제이다. 그래서 보다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곡물확보 방안이 하루 빨리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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