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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는 에너지의 재발견, 에너지 하베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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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11  18:3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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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주 화/한국에너지공단 전북지역본부장

한순간 세상이 암흑이 된다. 휴대전화는 꺼지고 병원은 문을 닫는다. 도시는 마비되고 사람들은 수렵생활로 돌아간다. 모든 것이 단절된 공포속에서 생존을 위한 사투가 시작된다. 어느날 갑자기 전기가 사라진 지구를 배경으로 한 미국 드라마 ‘레볼루션’ 얘기다.

에너지는 인류 문명의 핵심이다. 그렇지만 자원은 한정돼 있고 필요한 에너지는 늘어만 간다. 환경오염이 없고 고갈될 염려가 없는 에너지원을 찾는 것이 인류 최대의 숙제이다. 이에 최근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 기술이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에너지 하베스팅이란 일상에서 버려지는 에너지(Energy)를 수확(Harvest)하여 전기 에너지로 저장하는 것을 뜻한다. 에너지는 항상 100% 쓰이지 못하고 많은 양이 버려지게 되는데, 이 버려지는 일상 속 에너지를 재활용하는 친환경적인 기술이다.

다소 생소한 듯한 이 용어는 빛과 진동, 열, 전자기 등 일상적으로 버려지거나 사용하지 않는 작은 에너지를 수확해 사용 가능한 전기 에너지로 변환해주는 기술이다. 즉, 발전소에서 만들어진 큰 에너지만이 아니라 일상 속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에너지가 될 수 있다.

에너지 하베스팅은 크게 중력에너지, 광에너지, 전자파에너지, 진동에너지 그리고 신체에너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이렇게 모아진 에너지의 양은 발전소를 대체할 만큼 많은 양은 아니지만 버려지는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사물인터넷, 웨어러블기기 등 소형 저전력 전자기기에 에너지 하베스팅이 그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에너지 하베스팅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소자는 광전효과, 압전효과 그리고 열전효과 현상을 이용한 기술들이다. 먼저 광전효과는 금속 등이 고에너지 전자기파를 흡수할 때 전자를 내보내는 현상으로 아인슈타인이 이 현상을 빛의 입자성으로 설명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태양광 발전이 바로 이 광전효과를 이용한 에너지 하베스팅의 일종이다.

그리고 압전효과는 어느 물질에 일정한 압력을 가했을 때 전류가 생기는 현상이다. 어릴 때 신었던 걸을 때 마다 불빛이 나는 신발을 생각하면 된다. 우리가 걸어 다니거나 자동차가 지나갈 때 누르는 압력이 전기에너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끝으로 열전효과는 온도 차이에 의해 특정 물질에 전류가 흐르는 현상을 말한다. 외부에 버려진 열에 의해 온도 차가 발생하면 전류를 흐르게 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버려지는 에너지를 얻고자하는 연구는 오래전부터 진행해 왔는데, 공식적으로 알려진 첫 연구는 1954년 미국 벨 연구소에서 진행됐다. 당시 태양광을 에너지로 바꾸는 태양전지 연구가 진행됐는데, 이때 ‘에너지 하베스팅’이라는 용어가 처음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실제로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위치한 한 클럽에는 바닥에 에너지 발전기가 설치되어 있어 사람들이 모여 신나게 춤을 추면 그 압력이 에너지를 생산해 클럽 내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고, 영국 에너지 회사 페이브젠(Pavezen)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빈민가의 축구장에 압전기술을 활용해 낮에 뛰어 노는 아이들이 만들어 낸 압력과 진동을 모아 밤에 LED 불을 밝히고 있다.

에너지 하베스팅은 지구 온난화의 해법이 될 수 있다.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버려지는 에너지만을 재활용하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간한 2017년 에너지 전망(2017 Outlook for Energy) 보고서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68%가 에너지 분야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에너지 분야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은 지구 온난화를 완화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 된다. 아울러 에너지 생산성을 높이는 효과 역시 기대할 수 있다. 이는 에너지 수요 증가로 인한 공급 부족 해결에도 도움이 된다. 2040년 에너지 수요는 2015년 대비 무려 40% 증가할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에너지 하베스팅은 저탄소 사회를 실현할 수 있는 그린 에너지 기술이다.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는 한편 생산성을 높여 에너지 수급 문제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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