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의 과도한 관광자원 떠벌리기
지자체의 과도한 관광자원 떠벌리기
  • 전주일보
  • 승인 2018.09.1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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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추노’와 영화 ‘최종병기 활’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익산시 금마면 구룡마을에 행정의 손길이 미치지 않아 기반시설이 황폐화하고 모기가 들끓는 등 관광지로 면모를 잃어 방문객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어제 본지 8면의 기사에서는 익산시가 구룡마을을 익산의 명소로 홈페이지에 소개하면서 ‘미륵사지 길’ ‘무왕 길’과 함께 익산 둘레길 여행 코스로 선전하고 있으나, 간이화장실조차 없고 대나무 숲은 황폐하여 걸어다니기도 힘들다고 지적했다.

대형차량이 하루에 4~5대씩 찾아오는 관광지가 출입하기도 어려운 곳이라면 찾아온 관광객은 익산시의 홈페이지가 거짓말투성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 문제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았던 멋진 대밭을 상상하고 왔던 사람에게 실망을 주는 정도에 그치지 않고 익산시와 전라북도가 함께 망신하는 꼴이 된다.

최근 폭우와 태풍, 지진 속에도 일본에 갔다가 4,000여 명의 발이 묶였다는 기사가 난 적이 있다. 평소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일본을 찾아가길래 그 잠깐 사이에 4,000명이 몰렸겠는가? 일본을 즐겨 찾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아기자기한 환경과 맞이하는 사람들의 친절, 깨끗하고 맛있는 음식 등 장점을 꼽는다.

구룡마을의 예만 아니라 우리의 관광지 상태나 관리, 상인들의 태도와 위생문제 등은 아직 일본에 비하면 ‘원시’ 수준이다. 지자체마다 엉성한 축제마당을 한 해에 몇 번씩 벌리기만 할 줄 알지 제대로 하는 곳은 별로 없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제대로 축제다운 축제는 전무하다고 해야 옳다.

한 가지를 해도 제대로 해서 구경하는 사람이나 참여하는 사람이 두고두고 잊지 못하는 축제든 관광지이든 만들어야 다시 찾고 싶어진다. 요란하게 가짓수만 늘리는 지역관광과 축제는 단체장의 치적홍보와 겉치레가 불러온 폐단이다.

관광자원도 철저하게 관리하여 다시 찾는 사람이 늘고, 지역 소득이 확보되면서도 ‘바가지’를 씌우지 않아야 하고 경제적 자립이 되지 않는 자원은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 여기나 저기나 ‘그 나물에 그 밥’인 축제도 엄격하게 분석하여 국민의 세금으로 단체장의 선거운동을 돕는 일은 막아야 한다.

대단한 듯 선전하는 관광지를 찾아가 보면 구룡마을처럼 볼 것 없고 관리도 하지 않아 엉터리인 곳이 많다. 5첩 반상, 7첩 반상을 자랑하며 떠벌리지만, 먹잘 것 없는 밥상처럼 나열하는 관광지 관리는 이제 그만하자. 나름의 특색이 살아있고 편익시설이 완벽한 데다, 주민들이 외부인을 대하는 태도가 바르고 바가지 없는 진짜 관광지를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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