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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과 정치 중심의 경제는 특정인의 특권을 만든다"프리드리히 A하이에크의 노예의 길을 읽고,
김주형  |  jhki8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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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09  13:5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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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호 변호사

최영호의 독후감 - 노예의 길(프리드리히  A. 하이에크 지음)

코 묻은 시절을 지나 다시 전주로 오게 됐다.

지역적 자부심, 어쨌든 고향이었고, 스스로 해야 할 일이 많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머리가 굵어지고 다시 바라본 고향은 생각했던 것보다 좋지 않았다.

2014년 2월 선거와 관련된 일을 했다.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고향의 선거에서 당내 경선이 본선이었다. 일반인을 선거인단으로 모집한 공론조사 당시 참가율은 평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말에 모집한 경기와 전남의 2배에 가까웠다. 사람들의 정치와 지방행정에 대한 관심은 놀라울 정도로 뜨거웠다.

이를 높은 민도, 정치 참여로 선해 할 수 있을까?

정치와 선거는 지방행정과 권력이었으며, 이는 곧 돈과 일자리였다. 기업이 사라지고 제대로 된 시장과 자본이 발생하지 못한 공백은 컸다. 돈이 나오는 곳은 오로지 행정과 정치였다. 기업은 지방행정에서 나오는 관급 물량만 바라봤고, 개인사업자부터 시민단체까지 보조금에 의지했다.

사업을 한다는 분들은 고위공무원과 정치인과의 관계를 자랑했으며, 이름만 듣고도 알 만한 사람과 친분을 과시했다. 고위공직자의 조카라는 사람들은 지방으로 이전하는 공공기관의 계약직에 취업한다고 했다. 그나마 남은 일자리는 공무원, 공공기관의 정규직 아니면 비정규직이었다. 좁은 취업의 구멍은 그렇게 고위공무원이나 정치인의 배경을 가지고 들어간다고 수군거렸다.

그렇게 이곳의 권력은 지방 행정과 정치에 있었고, 관심의 집중은 지방 권력과 인물에 쏠려있었다. 어떤 지인은 조선 3대 폐단으로 평양 기생, 충청 양반, 그리고 전주의 아전이 있다며, 지방 행정의 폐단이 오늘날의 일만은 아니라고 했다.

어느 날 전주에 찾아온 선배에게 분통을 터뜨리며, 우리 지역에 관해 설명했다. 기업도 없고, 시장도 없는 곳에서 관과 보조금만 바라보는 이상한 관치 경제만 남아있는 곳이라고 이야기를 했다. 왕과 국가 권력에 대한 대항은 상인의 세금에 대한 민주적 통제 열망에서 시작했듯이, 이곳은 시장과 자본의 통제를 논할 게 아니라 최소한의 시장과 자본을 세워야 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 지인은 ‘어, 하이에크네.’라고 답을 했다. 그렇게 하이에크의 ‘노예의 길’이란 책을 접하게 됐다.
성공한 것으로 보였던 독일식 민족사회주의(나치)와 소련의 공산주의 이념에 도취한 세계. 1944년 하이에크는 노예의 길을 통해 자유주의만이 인권과 번영을 지킬 수 있다고 강변했다. 정부와 국가 권력이 특정 집단과 특정 목적을 가진 계획 경제를 추구한다면, 종국적으로 경제적 번영을 누릴 수도 없고, 개인은 특정 권력의 노예로 전락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념의 주류에서 벗어난 주장이었고, 누군가는 과도한 시장주의자라고 공격했다. 하지만 독일과 소련 등 이념의 탈을 쓴 전체주의 거대 공권력의 집단 학살극과 20세기 말 공산주의의 몰락으로 그가 옳았음을 증명했다. 베를린 장벽과 사회주의가 무너지는 것을 본 하이에크는 "거 봐, 내가 뭐랬어!"라며, 자신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노예의 길은 정부의 경제와 시장에 대한 계획에 대한 이야기다.

특정 목적을 강요하는 시장에 대한 계획과 통제는 실제로 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없으며, 그러한 계획과 통제는 궁극적으로 개인의 인권과 자유를 잃게 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리고 의회를 통한 공권력, 법에 대해서는 입법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적용되는 공통된 규칙으로 누군가의 편을 들고 누군가에게 가치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법이 특정 목적을 강요한다면 특정인들에게 법적 특권을 부여하게 되고, 이는 정부와 사법부의 재량에 맡겨둔다면 자의성과 불확실성이 커지고 법치주의는 소멸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면서 시장에 대해 방임해야 하냐는 질문에 대해 ‘자유방임의 원리에 대한 아둔한 고집만큼 자유주의의 명분에 해를 입힌 것은 없다.’며, 시장개입 자체를 반대하진 않았다.

하이에크는 국가의 시장에 대한 도덕적 계획은 비도덕적이 될 것이라 했지만, 우리는 어쩌면 시장과 자본조차 형성되지 않은 근대 이전의 조선 시대에 갇혀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하이에크의 사회주의와의 이론 전쟁은 우리 지역과는 동떨어진 이야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관과 정치 중심의 경제는 특정인에 대한 특권을 만들 것이라는 그의 말이 우리 지역에 주는 시사점은 적지 않을 것이다. 개인과 자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문제이다.

/최영호 -법무법인 모악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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