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자 편향의 오류
생존자 편향의 오류
  • 전주일보
  • 승인 2018.07.2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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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을 해서 성공할 확률은 1%도 안된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성공한 사업가와 관련된 정보만 회자(膾炙·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림)되기 일쑤다. 이 때문에 창업과 경영이 쉽다고 착각하거나 성공한 사람들이 겪었던 실패의 경험이나 사건들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투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주식시장에서 대박을 터뜨렸다는 성공한 이들과 그로 인해 유명해진 이들. 그들의 성공적인 이야기와 정보만을 접하는 관계로 자신도 그들처럼 될거라는 착각에 빠져 가장 중요한 '리스크'를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한채 무리한 투자를 했다가 손실을 입게된 이들이 적지않다.

이른바 성공한 회사(사람)의 일반화된 '생존자편향(Survivorship Bias)의 오류'는 2차세계대전과 연관이 있다. 대전 당시 미군은 전투기의 피격율을 줄이기 위해 전투에서 생환한 전투기들을 대상으로 분석에 들어갔다. 생환한 전투기 대부분은 날개와 꼬리 부분에 총(포)탄이 집중돼 있었다. 따라서 총탄이 집중됐던 날개와 꼬리 부분을 장갑 등으로 보완하면 전투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체적인 그러한 분석·보완과 달리 그 작업에 참여했던 한 수학자는 전혀 다른 주장을 펼쳤다. 외상이 집중된 날개와 꼬리가 아니라 조종석과 엔진 부분을 보강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전투에 참가한 비행기는 기체 전체가 적의 총탄에 피격당할 확률이 비슷하다. 조종사가 탄 조종석과 엔진부분에 총탄의 흔적이 없음은 그 부분의 피격은 치명적이어서 생환하기 힘들다. 기체의 가장 핵심인 조종석과 엔진 부분이 아닌 날개와 꼬리부분을 피격당해 그나마 생환 가능했을거라는 이야기다.

이 수학자는 다른 전문가들이 내놓은 자료가 편향된 데이터에서 비롯된 오류임을 지적한 것이다. 그의 날카로운 지적 덕분에 전투기의 조종석과 엔진 등 핵심 부분 보다는 쓸데없는 부분에 장갑 등으로 보완하려했던 오류를 피할 수 있었다.

죽은 자는 왜, 어떻게 죽었는지 말이 없을 수 밖에 없다. 실패자도 자신의 실패가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알려주는 사례가 아예 없거나 드물다. 그보다는 성공 사례가 훨씬 선전효과가 있고 자랑스럽다. 전투에서 살아남은 자의 무용담이나 사업에 성공했다는 이의 휘황한 신화만 거론될 뿐 전사자나 사업 실패자의 뼈저린 체험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음은 생존자 편향의 오류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일 수 있다.

세상 일이란 마음먹은 대로 이뤄지기가 어렵다. 마찬가지로 사람이 하고자 하는 일, 사업 등도 성공보다는 실패로 끝나는 경우가 다반사다. 성공한 사람의 그럴듯한 이야기에만 빠져 '자신도 하게되면 그럴 수 있다'는 '과신(過信)의 오류'를 지양하고 실패한 이들의 체험에 귀를 기울여 앞날의 지혜로 삼는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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