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더위에 버스 파업이라니
이 더위에 버스 파업이라니
  • 전주일보
  • 승인 2018.07.23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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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핏하면 터지는 시내버스 파업이 또 터진 모양이다. 전주시 시내버스는 어쩐 일인지 조용할 때가 드물다. 19일 민주노총 공공운수 노조 소속 제일여객 노조원 125명이 참여한 부분파업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하루 평균 30~40대의 버스가 운행하지 않는 부분 파업을 시작했다.

파업은 노동자가 노동조합의 지휘아래, 또는 자발적인 방식으로 사용자에게 노무 제공을 중단하는 집단 쟁의행위를 말한다. 자신들이 제공하던 노무 제공을 중단함으로써 사용자의 이익을 방해하거나 차단하여 압박하는 수단이다. 이 파업은 협상이 모두 결렬되고 더는 해볼 방법이 없을 때, 사용자의 저항 수단인 사업장 폐쇄를 각오하고 벌이는 마지막 방법이다.

그러나 전주시내버스는 심심하면 파업이다. 특히 이번에 파업이 시작된 제일여객 노조의 파업이 제일 잦은 느낌이다. 시내버스가 운행하지 않으면 손해를 보는 건 오롯이 시민이다. 버스회사가 얼마나 타격을 받는지 잘 알 수는 없지만, 시내버스 운행 수입을 전주시가 보전해주고 있기 때문에 웬만큼 운행하지 않아도 심각한 타격은 입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날 시내버스는 승객 한 명이라도 더 태우려고 콩나물시루처럼 빡빡하게 승객을 밀어 넣기도 했고 앞차를 추월하여 먼저 가서 손님을 태우기 위해 다투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 시내버스는 승객을 태우기 위해 운행하는 게 아니라, 운행횟수를 채워서 약정된 보전금을 받는데 주력한다. 승강장에서 버스를 타기위해 달려오는 승객을 보고도 출발해버리는 일이 허다하다.

결국 시내버스가 파업하여 손해를 입거나 어려움을 겪는 건 회사가 아니고 시민이다. 전주시가 시내버스가 파업할 경우 파업한 대수만큼 회사에 운행보조금을 지불하지 않아야 하는데, 보조금을 지불할 때에 파업한 만큼의 삭감을 하지 않고 형식적인 삭감을 하고 있다. 회사는 근로자들과 입금 등의 단체협상에서 물러서지 않아도 별 손해가 없다는 말이다.

이번 제일여객 시내버스 파업도 노사간 단체협상에서 회사가 수용불가 입장을 고수하여 파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회사는 버텨도 별 손해가 없으니 버티고, 노조는 파업하면 시민불편이 가중되어 전주시를 통해 다른 중재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기대아래 파업을 강행하는 것이다.

이 혹독한 더위에 한적한 승강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서민들은 시내버스 앱조차 운용할 줄 몰라 한 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다. 그들의 답답함과 분노를 유발하여 요구사항을 관철해야하는 노조원들의 입장, 대응하는 버스회사의 입장을 먼발치에서 정확히 제대로 알 수 없지만, 전주시는 시민을 볼모로 파업에 이르는 회사에 대하여는 보조금 지급액을 현저히 감액하는 조례라도 만들어 파업은 막아야 할 것이다. 이 더위에 걸어갈 수는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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