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싸움에 혼절하는 새우
고래 싸움에 혼절하는 새우
  • 전주일보
  • 승인 2018.07.15 15: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월요일 아침에
김 규 원/편집고문

무지막지한 더위에 밥맛조차 잃었다. 그런 더위보다 더 무시무시한 미중간 치킨게임의 압력이 한반도를 짓눌러 숨쉬기도 버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 정부는 고래싸움에 아예 혼절해버렸는지, 아니면 사이에 끼어 죽어버릴 결심을 했는지 대책도 없다. 원/달러 환율은 무역 전쟁이 시작된 이후 35원이상 올랐고, 코스피 지수는 하락했다. 적극적인 검토와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내에서는 지루한 줄다리기 끝에 내년 최저임금을 8,350원으로 10.9% 인상했다. 2020년 1만원 인상을 약속한 정부이지만, 소상공인을 비롯한 업계의 반발에 부딪혀 소폭 이상에 그쳤다. 이마저도 소상공인들은 수용불가를 외치며 극력 반대하는 게 현실이다. 노동계는 인상폭이 적어서 불만이고, 중소상공인들은 현재도 버거운 형편에 추가 인상은 안 된다는 분위기다.

그야말로 어지러운 이 현실을 어떻게 타개해 나갈 것인지, 뭔가 돌파구가 있어야 이 어려운 현실을 타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뿐이다. 한 가지 희망이 있다면 한반도 평화문제가 빨리 매듭지어져 북방경제 러시가 이루어지면 새로운 기대 속에 경제에 활기가 들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여태 헛짓만 하면서 놀고먹던 국회가 겨우 의장단 선출을 끝내고 오늘 상임위원장 선출이 끝나면 19일부터 인사청문회 등 국회가 정상적으로 돌아갈 모양이다. 밀린 민생법안 등 처리할 일이 줄을 서있는데, 무더위에 여름휴가철 구실로 어물어물하다가 휴가마치고 나면 9월쯤이나 정상 활동을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무엇보다 큰 걱정은 점입가경인 미국과 중국의 관세 폭탄 ‘치킨게임’이다.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이 340억 달러의 상대국 수입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물리는 것으로 시작된 무역 전쟁은 지난 10일 다시 2,000넉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절차를 시작했다. 추가 관세 대상은 6,031개 품목으로 야채, 과일, 생선, 냉장고, 담배 등 국민의 소비재 품목이 대거 포함되었다. 6일 발표한 25% 관세부과 품목에 아직 적용되지 않은 160억 달러분의 관세도 이달 말에 추가 발효한다. 이에 대하여 중국도 미국산 대두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등 맞불을 놓고 있으나 미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금액이 많지 않아 큰 영향은 미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폭탄을 투하하며 중국을 견제하는 이유는 지금까지 이어온 무역 적자를 줄이겠다는 단순한 것이 아니다. 중국이 거대 미국시장을 통해 벌어들인 막대한 자금으로 아프리카 전역의 국가에 자금을 빌려주어 채무국을 만들고 각국 정부를 친 중국노선으로 끌어들인 것을 비롯하여 스리랑카와 파키스탄, 카리브 연안 국가들까지 손을 뻗쳐 영향력을 키우는 걸 견제하겠다는 의도라고 각 언론들은 설명한다.

중국의 이러한 세력 확장은 남중국해에 인공섬 기지를 건설하고 남중국해 해역의 90% 지역의 영유권을 주장하여 갈등을 빚은 것을 시작으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다. 특히 남중국해는 서태평양과 인도양을 연결하는 해상통로일 뿐 아니라,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이 엄청나다. 중국은 구축한 인공섬에 활주로와 항공기 격납고 등을 건설하고 미사일과 레이다 등 군사 요새화 작업을 벌여 점차 남중국해 장악을 기정사실화하는 데 주력했다.

남중국해는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의 영해와 겹쳐 있으나 이들 국가는 중국의 힘에 눌리고 경제적 영향력에 기죽어 냉가슴을 앓고 있을 뿐이다. 이에 발끈한 미국이 B-52 편대를 남중국해에 전개하면서 구축함 선단이 운항하게 하는 등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펴기도 했다. 프랑스와 영국도 중국의 남중국해 장악을 막겠다고 선언하고 나섰지만, 이미 실효지배 중인 중국을 밀어내는 일은 전쟁을 부를 수 있는 문제여서 쉽게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중국은 거대한 땅덩어리와 인구를 바탕 삼아 그동안 경제가 고공행진을 하며 성장했다. 값싼 노동력을 밑천삼은 중국물건은 점차 첨단 기술을 장착하면서 그 질에서도 괄목할 성장을 거두었다. 남의 기술을 베끼든 훔치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국가시책에 힘입어 기업은 수직성장을 거듭했고, 거대 자본을 형성하여 각지에서 중국의 입김은 막강하다.

지금 트럼프의 강경자세는 오래지않아 중국 경제가 세계 제1로 올라설 수 있을 거라는 경계심이 표출된 것이라고 본다. 아직 미국의 경제력을 따라잡기까지 상당한 거리가 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EU와 일본, 인도 등을 제외한 각 나라에서 중국의 영향력이나 호감은 미국을 능가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어쩌면 이런 미국의 견제가 너무 늦지 않았나 싶을 만큼 중국의 확장세는 심각하다.

이런 중국을 옆구리에 둔 한국의 입장은 참 어렵다. 이미 국익우선주의에 맛을 들인 미국이 언제까지 한국을 지켜줄 수 없고,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며 미군을 붙잡아둘 수 없는 현실에서 한반도 평화를 정착하는 일이야 말로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다. 북한이 유해송환 등 북미회담의 약속을 이행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음은 퍽 다행스럽다. 좀 더 적극적인 중재와 회유노력을 기울여 종전선언과 평화협정까지 이루어내기를 마음 졸이며 소망한다. 문대통령의 임기 동안에 확고한 평화와 한반도 주변국의 세력균형이 맞추어지기를 기대하는 마음 간절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