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명(知天命)
지천명(知天命)
  • 전주일보
  • 승인 2018.07.04 16: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이 50세를 한자말로 바꾸면 '지천명(知天命)'이라 한다. 공자가 50세에 이르러 천명(天命)을 알게 되었다는 데서 나온 말로, 논어(論語) '위정편'(爲政篇)에 있다. '천명을 안다'는 것은 하늘의 뜻을 알아 그에 순응하거나, 하늘이 만물에 부여한 최선의 원리를 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흔까지는 주관적 세계에 머물렀으나 50세가 되면서 객관적이고 보편적 세계인 성인(聖人)의 경지로 들어섰음을 의미하기도 한다는 풀이도 있다. 나이와 관련된 한자를 보면 15세 지학(志學 학문에 뜻을 둠), 20세 약관(弱冠 결혼해 어른이 됨), 30세 이립(而立 기반을 닦음), 40세 불혹(不惑 미혹되지 않음), 50세 지천명(知天命), 60세 이순(耳順 무슨 일이든 이해가 됨), 70세 고희 (古稀), 77세 희수(喜壽), 88세 미수 (米壽), 99세 백수(白壽), 100세 상수(上壽) 등이 있다.

세간의 이슈가 되는 사건 중에 하나로 한진그룹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물컵 갑질'에서 시작된 나비효과가 그룹 전체로 퍼져 창사 이래 가장 큰 위기를 겪고 있는 한진은 사실 내년이 창립 50주년으로 사람으로 치면 지천명에 해당한다.

조양호 그룹회장은 지난달 28일 두 딸과 부인에 이어 서울남부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조세 포탈과 횡령·배임 등의 혐의다.

조 회장 일가는 올해만 총 8차례 검찰청 앞 포토라인에 서게 됐다. 앞서 조 회장의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무려 5차례 조사를 받았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각각 한 차례씩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에 한진가(家) '갑질 게이트'의 비판여론을 촉발시킨 장본인은 차녀 조 전 전무였다.


지난 3월 16일 대한항공 광고담당회사와 회의하던 중 자신의 질문에 제때 답변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물컵을 던졌다는 게 주 내용이다.

지난 2014년 언니의 '땅콩 회항'에 이어 터진 '물 컵' 사건은 세간의 분노를 샀고 결국 한진가 전체로 수사가 확대되고 있는 모양새다.

반성하지 않은 자매들의 갑질에 국민들의 분노가 커졌고 이에 대한항공 직원들을 비롯한 회사 직원들이 잇따라 한진가의 각종 비리를 제보하고 나서니 말 그대로 '일파만파'다. 아버지 조양호 회장의 조세포탈혐의와 관련된 금액만 따져 봐도 수 백 억원에 이른다 하니 아마 세상에서 가장 비싼 '물컵'은 조 전 전무가 내던진 컵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큰 딸은 가사도우미 불법고용, 부인은 하청업체 직원과 운전기사 등에 폭력, 폭언 혐의 등을 받고 있어 내용도 다양하다. 50년 세월동안 하늘 나는 비행기 사업 하면서 하늘과 가까이 지낸 한진가에는 그러나 하늘의 뜻을 아는 가족이 없어 보인다.

여전히 주관적 세상에 살고 있는 그들이 이번 기회를 통해 하늘과 땅의 뜻을 잘 헤아려 '천명'을 깨우치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