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가 주인공인 역동적인 6월
한반도가 주인공인 역동적인 6월
  • 전주일보
  • 승인 2018.06.19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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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준 한국무역협회 전북지역본부장

이번 6월은 그야말로 경천동지할 일의 연속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성사된 북미 정상회담과 여당의 대약진과 야당의 참패로 끝난 지방선거, 그리고 4년 마다 개최되는 지구인들의 축제로서 무려 한 달 가량이나 전세계 축구팬들의 가슴을 들썩이게 하는 월드컵 개막까지 세 개의 빅 뉴스가 우리 한반도를 요동치게 했다.

러시아어를 전공하면서 러시아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게 되었고 무역진흥기관에서 러시아와의 경제교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필자로서는 우리나라와 러시아와의 교류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탄력을 받을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이 무엇보다도 기쁘다.

우리나라와 러시아는 국교가 수립되기 이전인 80년대 중반부터 소규모나마 경제교류를 이어오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제조기술, 마케팅 능력과 러시아의 세계적인 기초 과학기술 수준, 막대한 부존자원 보유 등 양국간 경제와 산업구조가 상호 보완적이라는 것이 발전의 잠재력이 큰 것으로 평가받아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호 보완적인 산업구조를 바탕으로 한 교류협력 발전 잠재력이 실천되기에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양국을 가로막고 있었다. 시장경제로의 전환 과정에서 러시아가 겪었던 오랜 혼란과 위기, 우리와 러시아가 공통적으로 겪었던 IMF 금융위기, 크림 반도 합병으로 인한 서방의 對러시아 경제제재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커다란 걸림돌은 북한의 고립정책으로 인한 북한 변수였다. 러시아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극동-시베리아 개발을 위해서 긴요한 한국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서는 북한의 개혁-개방을 통한 북한의 동의와 참여가 필수적이었는데 요지부동의 북한 핵문제로 오랜 기간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았던 것이 사실인데 이러한 가운데 최근의 북미간 대화창구 개설은 가히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러한 중차대한 시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주 2박 3일 일정으로 러시아를 국빈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우리 대통령의 러시아 국빈 방문은 1999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 이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19년 만이다. 작년 5월 취임 이래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이번이 벌써 세 번째로써 러시아 방문중 우리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러시아 하원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무엇보다도 지난 6월 12일 역사적이고 성공적인 북미 정상회담 이후 우리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이라는 점에서 매우 뜻 깊다.

이번 한-러 정상회담에서는 특히 양국간 실질적인 경제 협력 방안 등에 대해서 심도있는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대북 제재가 완화될 가능성이 높아서 문 대통령이 그 동안 추진하고자 했던 '신북방정책'과 '한반도 신경제지도' 등 러시아와의 경제 협력 실천 방안에 대한 매우 진지하고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해서 한국과 러시아 사이에 가스와 철도, 항만, 전력, 북극항로, 조선, 일자리, 농업, 수산분야 등에 '9개의 다리'를 놓는 '나인 브릿지 전략'을 제안하면서 다방면에 걸친 실질 협력을 제안한 바 있다.

북한의 개혁과 개방이 점차로 가시화되면서 이제 남-북-러 3개국간의 경제교류 확대는 매우 빠른 속도로 진전될 것이다. 그 동안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으로 인한 서방의 제재가 아직 해제되지 않고 있지만 러시아와의 경제교류 확대에는 커다란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다. 러시아는 그 동안 저유가와 서방의 제재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최근 상황은 러시아에게 매우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 동안 중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에게 집중되었던 우리 기업들의 관심이, 이제 호혜적인 경제 교류 파트너로서 러시아가 가진 장점에 대해서 비로소 눈을 뜨게 되면서 오랜만에 기지개를 펴게 되었다. 시장경제로의 전환에서 겪었던 러시아의 혼란은 이제 모두 옛말이다. 러시아의 시장경제 체제로의 전환은 매우 성공적이었고 시장경제 모델 정착은 확고하다.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를 포함하는 CIS 국가 3억 소비시장에 대한 우리 중소기업들의 본격적인 진출에 서광이 비추고 있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늘 눈에 익숙한 시장에서 눈을 돌려서 아직 생소하고 그래서 어렵지만 그만큼 매력적인 보답을 해주는 신흥 러시아-CIS 시장에 대한 우리 기업인들의 역동적인 접근을 고대한다.

/김영준 한국무역협회 전북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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