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해 투표하자.
나를 위해 투표하자.
  • 전주일보
  • 승인 2018.06.11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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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 운동이 오늘로 모두 끝나고 내일은 그 결과가 드러나는 선거일이다. 내일 민심의 향방이 밝혀질 터이지만, 이번 선거는 역대 어느 선거보다 추잡하고 볼썽사나운 선거였다. 온갖 불법과 눈꼴 사나운 선거운동 양상을 보며 많은 국민이 실망했다. 2016년 추운 겨울, 언 손에 촛불을 들어 나라에 정의를 일으켜 세우고 바른 나라, 아름다운 정치를 갈망하던 시민들의 가슴에 아픔과 실망을 안겼다.

지역을 위해 어떤 일을 어떻게 하겠다고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선거운동은 간 곳 없고, 오로지 상대의 흠집 들추기에 여념이 없었던 선거운동을 보며 아예 투표할 마음이 없어졌다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이 어떻게 도정, 시정을 이끌어가겠다고 나섰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유권자의 생각은 도외시하고 어떻게든 상대를 끌어내리려는 후보자가 과연 표를 얻는지 결과를 지켜볼 일이다.

사실 이번 지방선거는 두 차례의 남북회담과 오늘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회담이라는 거대한 이슈에 가려 별 관심을 받지 못했다. 상한가를 달리는 문 대통령의 인기에 힘입은 여당의 압도적 승리를 점치는 여론조사들이 나와 일찍 승부가 끝난 선거라는 평이 많았다. 그러한 기류에 반발하는 일부 보수 언론과 정당이 어떻게든 흠집을 찾아내서 상처를 내보겠다는 의도에서 여당 후보들을 시시콜콜 물어뜯는 선거 양상이 되었다.

이런저런 인신공격에 몇몇 후보는 상당한 충격과 손실을 입은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지난 8, 9일 사전투표가 전국 20.4%, 전북은 27.81%의 투표율을 보였다. 도민들은 이번 지방선거에도 상당한 관심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 사전 투표율이 무엇을 말하는지는 결과를 보아야 확실할 터이지만, 적어도 과거처럼 일부 장난질하는 인물들이 무관심 속에서 덕을 보아 당선되는 일은 없으리라는 짐작은 가능하다.

곳곳에서 부정과 불법이 적발되고 고발이 난무하여 선거 후유증이 있으리라는 염려도 있으나, 유권자로서는 그러한 선거일수록 중심을 잃지 말고 차분하게 판단해야 한다. 자칫 선동에 휩싸여 잘못 선택하면 앞으로 4년간 후회해야 한다. 그 오랜 시간 후회하기보다는 지금 신중하고 냉정한 판단을 하면 후회를 덜 할 수 있다. 어떤 이는 치고받고 더러운 꼴 보기 싫어서 투표하지 않는다는 말도 한다.

하지만, 투표하지 않는 일은 가장 나쁜 생각이다. 투표하지 않고 후회하느니, 투표하고 후회하는 게 낫다. 여러 사람을 선택하는 선거가 번거로워 투표하지 않겠다는 말은 상에 반찬이 너무 많아서 밥을 먹기 싫다는 말과 같다. 쓰임새가 다른 일꾼들을 골라서 내가 사는 지역이 잘되어야 내가 잘살고 즐거워진다. 누구 벼슬 시키는 투표가 아니고 나를 위해 투표한다.

맘에 안 들지만, 그 가운데 손톱 자란 만큼이라도 나아 보이는 사람에게 표를 주면 된다. 그런 생각이 모여서 민주주의가 된다. 나를 위해 투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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