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길에 거치적거리는 돌부리를 경계한다.
평화의 길에 거치적거리는 돌부리를 경계한다.
  • 전주일보
  • 승인 2018.06.0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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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에
김 규 원/편집고문

지난달 25일 오는 12일로 예정되었던 북미회담을 취소한다고 선언했던 트럼프 미 대통령이 9일 만에 다시 회담을 예정대로 하겠다고 발표했다. 북한의 김영철 부위원장이 전한 김정은의 친서를 보고 곧바로 내린 결정이다. 그 친서의 내용이 무엇인지 알 수는 없지만, 아마도 그의 마음을 풀어주는 결정적인 내용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은 가능하다.

김영철을 차타는 자리까지 직접 배웅하던 트럼프의 표정은 대단히 유쾌했고 자신감이 드러났다. 곧이어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나눈 트럼프는 단번에 완전한 핵 폐기를 주장하던 종전의 태도를 바꾸어 서두를 필요 없이 천천히 진행하라는 발언도 했다. 아울러 12일 회담에서 종전선언도 할 수 있다는 말도 곁들였다. 평화협정의 전 단계를 만들고 회담을 이어가겠다는 그의 말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직은 짐작도 할 수 없지만, 상당히 낙관하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그런데 그의 말 가운데 또 하나 새로운 것이 나왔다. 완전한 핵 폐기가 이루어지면 북한이 한국 수준의 번영을 이룰 수 있다며 경제적으로 큰 도움을 줄 것처럼 말을 하더니, 그는 다시 장사꾼의 계산서를 꺼내놓았다. 북한과 미국은 6천Km나 떨어져 있으므로 이웃 나라에서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말을 했다. 한국이 큰 도움을 줄 것이고 중국과 일본이 거들 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장사꾼 트럼프가 슬그머니 발을 뺀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미국이 직접 경제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액면 그대로 해석할 말인지 생각해 보았다. 그 말은 엊그제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한에 엄청난 혜택을 줄 것처럼 하던 말과 전혀 다르다. 뭔가 다른 이유가 끼어들었다는 걸 우리는 짐작할 수 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바로 일본 아베의 장난질이 개입했을 것이라는 말이다. 미국이 북한에 지원하는 경제적 문제를 일본이 감당하겠다고 장사꾼 트럼프에게 귓속말을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아베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보다가 뭔가 이 사태에 일본이 끼어들 틈을 찾은 게 바로 북한의 지원 문제일 것이다.

미국으로서는 제 돈 안 쓰고 생색낼 수 있어서 좋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고, 일본은 한국을 앞장세워 일본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게 유리하고 판단했을 것이다. 북한이 일본을 미워하고 꺼리는 걸 우회하여 일본의 경제적 도움을 받는 상황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잔머리로 트럼프의 계산속을 움직였지 싶다. 일본인 납치문제를 여러 차례 거론하려고 한국과 미국에 요청했지만, 번번이 실패한 아베가 한반도 변화 열차의 문이 닫히는 찰나에 간신히 한 발을 집어넣은 형국이다.

필자가 몇 번이나 지적했고 우려하는 일이 바로 일본의 개입이다. 지금 한반도 평화정착과 번영을 경계하고 방해하는 나라는 일본이다. 북한의 노동력과 자원, 한국의 대륙연결에 따른 다양한 경제 성장 요인이 융합하여 시너지효과를 내게 되면 그 성장 속도는 눈부실 수 있다. 지난 70년간 섬 아닌 섬나라로 어려움을 겪던 한국이 북한을 통해 대륙과 육로를 열면 오래지 않아 경제적 통일을 이룰 수 있고, 중국과 러시아로 활동 반경을 넓히는 건 시간문제이다. 일본이 경계할 수밖에 없는 한반도 상황이다.

이런 정황을 잘 알기에 문 대통령은 일본이 여러 차례 이런저런 요구를 해와도 무시하고 도외시하면서 경계를 해왔다. 평창 이후에 한미연합훈련을 줄이고 쉬는 문제에 간섭하려다가 문 대통령으로부터 면박을 당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북한도 마찬가지로 일본에 대해서는 철저히 외면하고 북한의 언론 매체가 일본에 날 선 비난과 경계를 쏟아내는 것이라고 본다. 어떻게든지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막으려는 일본이다.

그러한 일본의 지저분한 꿈에 동조하며 한반도 평화를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집단이 우리나라에도 있다. 일부 보수 언론과 일본의 자본으로 설립된 일부 종편방송, 그리고 일부 보수 정당의 정신 나간 인물과 아직도 독재 시절의 대결 구도 아래서 불법과 탈법을 자행하던 일부 재벌과 추종세력 등 곳곳에 한반도 평화가 달갑지 않은 무리가 있다. 오직 코앞의 이익을 추구하거나 습관성 친일 사고를 지닌 자들이다. 그야말로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할 암 덩어리 같은 존재들이다.

한반도 평화는 단순히 전쟁 종식의 의미를 넘어 우리 한국이 경제적 번영을 이룰 절대적 기회를 마련하는 일이다. 전쟁의 위협이 사라지면 국방예산이 크게 줄어 그 비용이 대륙 연결과 북쪽의 인프라 개선에 쓰일 수 있다. 값싼 시베리아 가스를 들여와 연료비를 1/3로 줄일 수 있게 되고, 미세먼지도 획기적으로 줄여 숨을 쉬고 사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그야말로 1석 3조의 이득이 있다. 우리 경제가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허둥대는 이 시점에 한반도 평화가 정착되는 일은 나라와 민족의 홍복이라 할만하다.

그러나 이 일은 지난25일에 트럼프가 회담을 취소했던 것처럼 사소한데서 사개가 틀어질 수 있다. 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장면에서 자꾸만 갈등과 트집, 중상과 모략까지 동원하여 방해를 시도하는 집단을 우리는 눈을 부릅뜨고 경계해야 한다. 사소한 한마디가 단초가 되어 일을 그르치는 게 국제관계다. 나라경제와 민족의 장래 따위는 아예 관심 없고 오로지 권력을 차지하여 불법정권을 만들어보겠다는 집단은 당연히 응징해야 마땅하다. 국민의 힘을 제대로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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