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부러진 군산, 회생방안 마련 시급
허리 부러진 군산, 회생방안 마련 시급
  • 박상만
  • 승인 2018.05.3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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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이어 양대 축이던 GM군산공장마저 결국 폐쇄... 일자리 잃은 근로자 떠나고 상권침체 등 지역경제 암울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한국지엠이 지난달 31일 군산공장을 폐쇄하고 희망퇴직을 신청한 근로자들도 이날 모두 퇴직 절차가 마무리됐다.

군산공장 폐쇄는 지난 2월 제네랄 모터스(GM) 본사가 폐쇄를 발표한 데 따른 조치다. 폐쇄 발표가 있은 뒤부터 군산공장은 대부분 가동을 중단해 사실상 가동 중단 상태에 들어갔다.


군산공장은 1996년 대우자동차 공장으로 역사를 시작했다. 그해 12월 '누비라 1호차'를 생산한 데 이어 레조와 누비라2를 내놨다.

제네랄 모터스(GM)가 회사를 인수한 2002년부터는 사명을 'GM 대우'로 2011년에는 '한국지엠주식회사'로 이름을 바꿨다. GM이 인수한 후 군산공장은 라세티와 라세티 프리미어, 쉐보레 올란도, 올 뉴 크루즈 등의 생산을 맡았다.

이와 관련 군산공장은 군산 앞바다를 매립해 만든 129만㎡(약 39만평)의 부지에 연간 27만대 규모의 완성차 승용차 생산능력을 보유한 한국지엠의 생산기지였다.

차체-프레스 공장, 도장-화성공장, 조립공장, 디젤엔진공장, KD 공장 등 7개의 주요 단위 공장과 주행시험장, 출고장, 5만톤급 수출전용 선박의 접안이 가능한 자동차 수출전용부두도 함께 갖췄다. 이곳에서 생산된 차량은 모두 이 수출전용부두를 통해 130여개국으로 팔려나갔다. 

자동차산업의 불모지였던 전북에 대규모 자동차 공장이 지어지자 지역 경제에도 파급효과가 상당했다. 설립 후 20년 가까이 협력업체 130여곳과 함께 1만2,000여명을 상시 고용했다. 전북 수출의 30%, 군산 수출의 절반 이상을 도맡기도 했다. 

이곳에서 생산하던 차량이 잘나가던 시절에는 배정된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밤낮 없이 생산 활동에 집중할 정도였다.

2011년 26만대의 차량을 생산하며 최고점을 찍었던 군산공장은 쉐보레 브랜드의 유럽 철수와 세계경기 침체, 내수판매 부진 등으로 생산물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폐쇄설, 위기설이 나돌자 군산시와 시민들이 나서서 군산공장 폐쇄를 막기 위해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쉐보래 브랜드가 유럽 시장에서 단계적으로 철수하면서 군산공장의 생산물량은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

2016년부터는 공장 가동률이 20%대로 떨어지고 수출비중도 크게 낮아졌다.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 4월 군산공장을 폐쇄하는 데 합의하고 신청한 직원들에 한해 희망퇴직을 시행하고 남은 직원들은 향후 3년간 부평이나 창원공장에 전환배치하기로 했다.

군산공장은 지난 2월과 4월 두 차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희망퇴직을 신청하지 않은 잔류 인원은 612명이다. 한국지엠은 이들 중 200여명에 대해 우선적으로 부평, 창원 공장이나 기타 부문에 전환배치할 예정이다.

나머지 400여명에 대해서는 향후 3년간 순차적으로 전환배치할 예정이다. 휴직에 들어간 뒤 첫 6개월은 정부에서 생계보조금을 지원하고 이후 30개월간은 노사가 반반 나눠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한편 군산의 대표적 향토기업이었던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지역경제가 초토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군산의 젖줄로 통하던 한국지엠 군산공장과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문을 닫으면서 지역 경제를 이끌던 양대 공장이 모두 사라졌다.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자 인구가 줄어들고 지역 상권도 무너져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군산을 고용위기지역, 산업위기 특별지역으로 지정했지만 부족하다는 게 지역사회의 평가다./군산=박상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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