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정상회담
  • 전주일보
  • 승인 2018.05.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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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2월 21일 미국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이 적성국이었던 중국 수도 베이징에 착륙했다. 비행기에서 내린 주인공은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이었다.

1949년 10월 중국 공산화 이후 23년만에 미국 국적의 비행기가 중국 땅에 내려 앉았다.

닉슨의 중국 방문은 이후 세계사의 방향을 바꾼 획기적 사건으로 평가될만 했다. 미-소 냉전구도 속에서 냉전 붕괴를 알리는 서막이었고 중국이 세계 외교 무대에 등장한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닉슨은 예정에 없던 마오 쩌뚱과의 정상회담으로 두 나라간의 화해를 알렸고 7년여의 냉각기를 거쳐 79년 양국의 수교에 이르게 됐다. 닉슨과 마오의 정상회담은 20세기 세계사의 방향을 바꾼 역사적 정상회담으로 꼽힌다. 이후 양 국은 다양한 분야의 교류를 통해 밀월을 유지했고 소련 붕괴 이후 세계 패권을 다투는 G2시대를 열었다.

정상회담은 두 나라의 정상이 만나 대화하고 협상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적대국이거나 외교관계가 없는 나라의 정상회담은 여러가지 면에서 다양한 의미를 지닌다.

지난달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은 대립과 갈등으로 점철된 한반도에 화해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디딤돌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두 정상은 오랫 만에 만난 사이인듯 허심탄회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남북관계 발전과 신뢰 회복에 합의했다.

남북 대립은 2차대전 승전국이었언 미국과 소련, 영국 등의 얄타회담에서 결정된 한반도 분할점령에 따른 분단에서 비롯됐다. 냉엄한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국제정치 환경 속에서 강대국들의 일방적 결정으로 시작된 남북 분단은 동족상잔의 한국전쟁으로 이어졌고 휴전에 따른 70년 분단 고착화 속에서 200만 이산가족의 비극과 총성 없는 '무장평화'로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래서 남북간 세번째로 이뤄진 이번 정상회담은 이같은 비극적 구도를 깨뜨릴 시금석으로 그 의미가 지대하다.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내달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릴 북미정상회담이 다시 관심사가 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국무위원장의 만남은 70년대 닉슨과 마오 쩌뚱과의 회담을 뛰어넘을 만큼 역사적이고 세계적인 정상회담이 될 전망이다.

북한은 억류 미국인 3명을 석방한 데 이어 핵 실험장 폐쇄를 발표했다. 미국도 완전한 비핵화를 전제로 북한에 대한 번영을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편으로 협상의 성격을 띤 정상회담의 특성상 양측의 유리한 고지 선점을 위한 치열한 수싸움도 예상된다.

분명한 것은 한반도에 평화를 위한 훈풍이 불고 있다는 점이다. 남북에 이은 북미정상회담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의 결실로 맺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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