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로스쿨 전국 꼴찌, 더욱 분발해야
전북지역 로스쿨 전국 꼴찌, 더욱 분발해야
  • 전주일보
  • 승인 2018.05.08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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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시험이 시행된 지 7년 만에 법무부가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별 변호사시험(변시) 합격률을 처음 공개했다. 대한변호사협회가 법무부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 소송이 최근 서울고법에서 변협 승소로 확정된 결과에 따른 것이다.

공개된 자료를 보면 전북대와 원광대 등 전북권의 로스쿨 졸업생 합격률은 전국 대학 중 최 하위권으로 나타났다. 전북대는 누적 합격률이 69.62%, 올해 합격률은 27.43%였다. 원광대는 누적 합격률이 62.6%, 올해 합격률은 24.63%에 불과했다. 이는 전남대 로스쿨 누적 합격률 79.8%, 영남대 86.71%, 충남대 75.69%, 충북대 72.87%, 강원대 75.68% 보다 낮고 심지어 올해 합격률(전북대 27.43%, 원광대 24.63%, 제주대 28.41%)이 제주대 보다 낮아 충격을 주고 있다.

전체 25개 대학 중 각각 24위 25위를 차지했다. 전북대 원광대 로스쿨 중 10명 가운데 2명이 합격하고 8명은 변호사가 못 된다는 것이다. 이런 성적이라면 앞으로 전대 원대 로스쿨은 하나의 지역으로 통폐합될지 모를 일이다. 합격률이 저조한 지역 로스쿨은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벌써부터 대한변협은 25개 로스쿨을 통폐합하고 정원도 감축하자고 주장한다.

종전 사법시험 역대 합격자수는 전북대가 충남대, 충북대보다 두 배 이상 많았고, 강원대나 제주대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사법시험이 폐지되고 로스쿨로 바뀐 후 전북대가 이들 대학보다 합격률이 뒤처지고 있다.

역대 변시에서 누적 합격률이 가장 높은 대학은 연세대다. 석사학위 취득자 786명 중 718명이 합격했다. 94.02%의 합격률을 보였다. 서울대가 93.53%의 합격률로 뒤를 이었다. 이어 고려대(92.39%) 아주대(91.90%) 성균관대(90.43%) 순이었다.

올해 제7회 변시 합격률은 49.35%로 사상 처음 50%를 밑돌았다. 이 때문에 갈수록 합격률이 떨어져 ‘로스쿨 낭인’을 양산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 심각한 건 로스쿨 간 지역별 편차다. 1~7회 시험의 누적합격률을 보면 상위 10위권은 모두 수도권 로스쿨이 차지한 반면, 하위 10위권은 지역 로스쿨이 자리하고 있다. 따라서 공개된 변시 합격률을 보고 지방 로스쿨은 성적 우수자들이 잘 지원하지 않을 거란 우려가 앞선다. 일부 로스쿨은 정원 40명 안팎의 ‘미니 로스쿨’이 많다는 게 한계다. 학생 수가 적다 보니 강의 개설 자체가 어려운 형편이고 이것이 교육 부실과 합격률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변시 합격률에서 보듯 특정 명문 로스쿨의 변시 합격 독식 현상이 두드러진 점이다. 또한 로스쿨 준비 학원 수강료와 로스쿨의 연간 등록금이 많아 돈이 없는 사람은 좀체 들어가기 힘든 게 현실이다. 로스쿨은 ‘돈스쿨(?)’이라는 오명까지 붙는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지금도 사법시험 존치 목소리가 나온다. 법대 출신에게 30~40%의 사법시험 응시를 허용하고 로스쿨에서 1년간 실무연수를 받는 방안이다. 로스쿨을 흔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로스쿨 제도의 문제점 때문이다.

뭐든지 독점은 부패를 낳는다. 로스쿨이 없는 전국 135개 법과대학 학생들은 법조인의 꿈을 잃었다. 누구든 실력만 있으면 법조인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가난한 사람도 독학해서 사법시험 붙으면 노무현ㆍ문재인 대통령처럼 대통령도 해보고 얼마나 좋은가. 지금처럼 로스쿨 출신만 법조인이 된다면 돈 있는 집 아니면 로스쿨 진학 못 시킨다. 로스쿨 출신의 새로운 법조 카르텔 형성 견제 장치로서 로스쿨과 사법시험 이원화를 추진해야 한다. 

지난 7년간 변시 시험에서 로스쿨의 부작용이 드러났다. 특히 지역 로스쿨의 부진은 지방 경쟁력 약화를 의미한다. 이에 유능한 교수진을 영입하는 등 교육의 질을 높이고 합격률을 제고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전북대ㆍ원광대 등은 로스쿨 전국 꼴찌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로스쿨 실태점검과 함께 합격률 제고를 위해 더욱 분발해야 한다.

신 영 규 / 한국신문학협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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