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 군도로 벚꽃
전 ․ 군도로 벚꽃
  • 전주일보
  • 승인 2018.04.2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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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처럼 피었다가 눈꽃처럼 지는 꽃

벚꽃

허공을 건너와 눈길 닿는 자리마다

연분홍이더니

하르르 꽃 진다

앞 다투어

지상으로 떨어지는 것들

때로는 짧은 것이 굵은 것이다

 

전 ․ 군간 도로에 도열한 늙은 나무들

굽은 허리에

함성 같은 꽃 달았다

꽃 핀 뒤 잎 피는 것들 몇이나 되랴

전 ․ 군도로

꽃 터널 환하다

벚꽃은 봄부터 봄까지가 한 생이다

 

꽃피는 날 있으면 꽃지는 날 있다

 

/전 ․ 군도로 : 전주와 군산 간 국도 26호선으로 벚꽃 100리 길

 

벚나무를 한자로 ‘櫻 / 앵두나무 앵’이라고 쓴다. 앵두나무와 벚나무가 같은 것은 아니지만 생물학적으로 같은 ‘벚나무 속’에 속해서 사촌관계다. 그렇기 때문에 한자 ‘櫻’은 벚나무와 앵두나무를 통틀어 쓴다. 벚나무도 여러 종이 있다. 그중 독특한 종은 수양벚나무이다. 보통 벚나무는 가지가 위로 뻗는데 비해 수양벚나무는 버드나무처럼 가지가 축축 처져서 자란다. 잘 자란 수양벚나무는 사람 키보다 더 가지 끝이 내려가기 때문에 개화기에 얼굴 가까이서 벚꽃을 즐길 수 있다는 게 매력이다.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우수수 떨어지는 벚꽃과 달리, 벚나무는 자생력이 뛰어나다. 팔만대장경 판의 반 이상이 벚나무 재질이다. 김구의 백범일지에 함경지방에선 초가 대신 벚나무껍질로 지붕을 만든다는 기록이 있다. 공해에도 강하여 도심의 가로수로 심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결이 아름답고 단단하여 가구나 식기로 만들어 쓴다. 잘 마른 상태에서는 가정용 톱으로 자르기 어렵다. 대패질을 할 때도 벚나무 옹이에 걸리면 대패 이가 빠질 만큼 단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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