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협동조합을 통한 전북 경제도약
중소기업 협동조합을 통한 전북 경제도약
  • 전주일보
  • 승인 2018.04.2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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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제국은 유럽 전역에 많은 영향을 끼친 고대 국가이다. 로마는 넓은 영토뿐 아니라 타민족에 대한 포용성, 법률과 행정체계를 동시에 갖추어 안정적인 대형국가의 모습을 갖추었다. 그러나 로마제국은 몰락했다. 원인은 게르만족의 침략이었다.

게르만족은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었기 때문에 식량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약탈을 선호했다. 당시 로마제국은 게르만족의 침입으로 상당히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로마인들은 일부 게르만족에게 식량을 나눠주는  대신에 로마를 지킬 용병으로 고용했다. 로마인은 국방을 ‘아웃소싱’한 셈이다. 초기에는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로마제국은 게르만족의 군사력에 의존하기 시작했다. 결국 게르만인의 창은 약한 로마제국을 향했다.

초창기 로마인들은 주도적이었으나 시간이 지나자 로마인들은 게르만인에게 ‘의존’했다. 결국 스스로 국방을 지키지 못하게 된 로마는 멸망했다. 로마제국의 사례는 전북 경제상황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북 경제는 경제유발효과가 뛰어난 제조업의 비중이 적었고, 소수 제조 대기업에 의존했다. 현대중공업 군산 조선소와 GM 군산공장이 잇달아 문을 닫았다. 대기업은 경제 논리를 들어 냉정하게 짐을 꾸렸다. 남겨진 지역 중소기업 협력업체와 소상공인 그리고 군산시민 나아가 전북시민까지 충격이 이어졌다. 대기업에 의존한 대가는 너무도 컸다.

전북 경제는 산업 혁신성과 다양성을 살리는 동시에, 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탄탄한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그러나 시장에서 개별 중소기업이 히든챔피언 또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과정이 험난하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가 협동조합이다.

협동조합은 파도를 막아주는 방파제와 같은 역할을 한다. 예컨대, 제과점이 모인 협동조합이 있다고 가정하자. 각 제과점이 따로 원재료를 구매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 것이다. 그런데 협동조합을 통해 개별 제과점이 구매하는 원재료를 한꺼번에 구매한다면 규모의 경제로 인하여 비용이 절감된다. 협동조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부분은 가격 경쟁력 뿐만 아니다. 조합원들의 아이디어를 활용하여 공동으로 판촉행사를 진행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협동조합은 개별 중소기업일 때는 할 수 없는 것들을 가능하게 한다. 중소기업은 협동조합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다. 경쟁력은 중소기업에게 시장에서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협동조합이 발달한 덴마크, 스위스, 이탈리아 등 유럽국가에서는 일상생활에서 협동조합을 접할 수 있다.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개별 소비자들도 조합의 주체로 참여를 한다. 실제로 이탈리아 볼로냐 지역에서는 홈플러스와 이마트와 같은 대형마트의 역할을 협동조합이 담당하고 있다. 참여 조합원 대부분이 지역사회 시민들이다. 지역시민들이 주체가 되니, 말하지 않아도 지역에서 난 특산물이 우선순위다. 조합 근로자는 이웃주민이다.

극심한 경제위기 속에서도 협동조합의 조합원은 가족이나 다름없는 근로자들을 내보내지 않는다. 어려울 때는 조합원의 이윤을 줄이고, 좋을 때는 이윤을 지역사회에 환원한다. 조합이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경험을 한 시민들은 이후 새로운 조합을 만든다. 자연스레 조합을 통해 선순환 구조가 구축된다. 이렇듯 협동조합을 통해 지역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크다. 장기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전북에서 협동조합을 생각해야 하는 이유다.

최근 어려운 군산에서 희망이 보인다. 군산 소재 조선 중소기업이 주도적으로 중소기업협동조합법에 의한 군산조선해양기술사업조합을 구성하였다. 이들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협력업체로서 침체된 조선 산업을 함께 대응하여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취지에서 조합 설립을 추진하게 되었다.

조선업은 우리나라의 전통 주력산업이었고, 초기 수주만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군산과 전북이 재도약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조합의 성장을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지속적인 관심이다. 지자체와 유관기관이 신생 조합에 관심을 가지고 전폭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전북이 중소기업협동조합 중심의 탄탄한 경제구조를 가지기를 희망한다.

임선명 / 중소기업중앙회 전북지역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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