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복하는 아름다운 정치를 생각한다
승복하는 아름다운 정치를 생각한다
  • 전주일보
  • 승인 2018.04.17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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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민주당 경선이 마무리 돼 본선 후보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승리한 후보는 큰 산을 넘은 셈이어서 한 숨을 돌리는가 하면, 후보가 되지 못한 사람들은 이런저런 불만을 쏟아내며 즐거워야 할 선거판이 뒤숭숭하고 국민이 보기에 꺼림칙한 부분도 있다.

경선이란 문자 그대로 후보가 되려고 하는 경쟁이다. 이긴 후보나 지는 후보 모두, 경선이라는 절차를 이해하고 있고, 경선에서 이겨야 당의 후보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충분히 알고 있을 터이다. 그렇다면 입지를 하던 때부터 일련의 경선절차에 대비하고 승리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한 다음에 예비후보로 나서야 한다.

모 후보의 경우 빠듯한 경선일정을 뒤로 미뤄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경선에 불참한 일이나, 경선에 참여해서 겨룬 결과, 역부족으로 후보가 되지 못하자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행위 등은 떳떳하지 못한 행동이다.

현행 선거법은 현직 프리미엄이 대단히 크다. 큰 잘못이 없는 한 재선이 가능한 현행 선거법 아래서 새 인물이 당선되는 건 지극히 어렵다. 그런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고 말하면 어쩔 것인가?

결국 자기 얼굴에 침을 뱉는 일이다. 오히려 불리한 여건을 이길 수 있도록 충분히 준비하지 못한 자신을 책망하는 게 바른 생각이다. 이번 민주당 경선과정을 보면 이미 여론조사나 지역 민심과 다른 결과가 나온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하면 후보자로 선택될 만한 후보들이 경선에서 승리했다는 이야기다. 뒷말을 하고 뭔가 트집을 잡아 판을 흔드는 일은 지역을 위해서나 본인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 유권자들은 어쩌면 뒷말하는 후보를 보며 그런 사람이 후보자로 선출되지 않은 걸 다행으로 생각할 것이다.

불법이 개입하지 않은 이상, 제도를 나무라거나 여건을 탓하는 건 못난 행동일 뿐이다. 경선에서 졌으면 깨끗이 승복하고 4년 후를 위해 권토중래, 착실하게 민심을 얻을 계획을 세우고 공을 들여야 할 일이다. 지고 나서 뒷말을 하고 소속한 정당을 욕하고 헐뜯는 못난 짓에 동정할 사람은 없다.

민주당 공천을 받으면 쉽게 선거의 7부 능선을 넘을 수 있다는 기대아래 자신의 현재 위치를 생각하지 않고 무리한 욕심을 낸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남의 탓이나 헐뜯기로 ‘못 먹는 감을 찔러버리는’ 행동은 미래를 포기하는 어리석은 짓이다. 본인이 생각하기에는 자신이 대단한 인물로 생각을 하지만 표를 주는 유권자의 마음에 들어야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

지난 2016년 겨울, 촛불이 타오른 이후 국민의 생각이 크게 달라졌다. 웬만한 선동이나 책동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중심이 굳건해져 흔들림이 없다. 지난날의 마타도어 수법이나, 가짜 뉴스에도 단련이 되어 중심을 잃지 않는다.

이런 현명한 국민 앞에 정치인들만 아직도 지난 사고에 묶여,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어설픈 정치인들보다 국민이 훨씬 세상을 잘 읽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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