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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의 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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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11  18: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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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부터 들어온 동정호, 이제야 악양루에 올랐다(昔洞庭湖, 今上岳陽)/오나라 초나라 땅은 동남으로 갈라졌고, 하늘과 땅이 밤낮으로 물 위에 떠 있다(吳禁東南坼, 乾坤日夜浮)/친구에게서 편지 한 장 없고, 늙고 병든 나에게는 배 한 척 밖에 의지할 곳 없구나(親朋無一字, 老病有孤舟)/관문 북쪽에서는 아직도 전쟁이 끊임없고, 난간에 기대니 눈물만 쏟아지는구나(戎馬關山北, 憑軒涕泗流)"

'시성(詩聖)'으로 불리는 중국 당나라 방랑시인 두보의 '등악양루(等岳陽樓)'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두보는 한시(漢詩)를 통해 당시대 위정자들의 싸움으로 힘겨운 민중들의 삶이 초토화되는 상황을 낱낱이 드러냈다. 특히 '등악양루'에서는 동정호의 악양루에 올라 국민의 삶에는 무관심한 채 비전 없는 무능하고 무기력한 지도자를 잘못 만난 백성들의 고통을 고발했다.

'가을바람에 초가 이엉이 다 날아간다'는 '모옥위추풍소파가(茅屋爲秋風所破歌)'에는 전국 각지에서 들려오는 민중들의 힘겨운 삶과 한숨을 있는그대로 담아냈다. 무능한 지도자로 인해 전쟁의 참화나 극심한 사회혼란 등 백성의 삶이 얼마나 궁핍하고 처참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던 것이다.

중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역사도 마찬가지다. 무능했던 조선의 왕, 선조는 임진왜란 당시 왜군에 쫓겨 국경선인 의주까지 피난길을 떠났고, 고종은 일본 침략에 경술국치를 겪으며 나라를 빼앗겼다. 이 과정에서 국토가 유린당하고 피폐해졌으며 백성들은 궁핍한 삶을 살며 망국의 설움을 곱씹어야 했다.

현대사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전두환·노태우 전직 대통령은 재직 당시 비자금 및 뇌물수수 혐의와 12·12사태 등으로 법정에 섰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으로 헌정 사상 최초의 탄핵에 이어 최근 1심 법정에서 24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 또한 온갖 비리와 권력남용으로 구속기소돼 조만간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할 입장이다. 헌정 질서를 파괴하고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거나 뇌물수수로 국가 경제를 부패시킨 지도자들의 범죄가 되풀이 되면서 국민들의 가슴 속에 세월호 사고 때와 같은 분노와 슬픔이 교차하고 있다.

독일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이상적인 지도자란 주권자로부터 갈채를 받는 지도자'라고 정의했다. 그는 특히 지도자가 지녀할 가장 중요한 자질로 정열과 책임감, 통찰력 이외에 상호 보완하는 윤리적인 면이 절대적임을 강조했다. 소통하고 배려하지 않고서는 지도자가 될 수 없다는 말이다.

권력을 지녔다고 해서 지도자가 아니다. 그에게 주어진 권력을 무턱대고 휘둘러대면 결국 폭군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역사가 웅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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