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이대로 좋은가?
일본 여행 이대로 좋은가?
  • 전주일보
  • 승인 2018.04.10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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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1~2월에 일본을 다녀간 한국인 관광객이 151만 2,100명이었다고 한다. 기간 중에 일본에 간 외국인관광객 총수가 501만 800명인데 그중 30.2%가 한국인이었던 셈이다. 매년 중국인이 가장 많았는데, 134만8,700명으로 금년 1~2월에 한국 관광객이 중국인 숫자를 앞질렀다는 분석이다. 반면 같은 기간에 일본인이 한국을 찾은 수는 33만5,324명으로 작년보다 줄었다고 한다.

작년에도 1월~10월까지 509만202명이 일본을 찾았고 작년 말까지는 700만 명이 일본을 찾았을 것이라고 한다. 700만 명이 적게 잡아 1인 평균 3만 엔을 일본에서 소비했다고 치면 2조1,000억 원을 일본에 보태주고 온 셈이다. 우리 형편이 과연 일본에 그런 금액을 보태주어도 될 정도로 안정적인가를 생각하면 마음이 조금 답답하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주말에 일본을 다녀오는 건 일상적인 일이고, 각종 방송마다 일본여행에 흥미를 느끼도록 유도하는 오락프로그램과 맛집 탐방 등이 경쟁적으로 이어져 일본여행은 계속 늘어가는 추세다. 유명연예인들이 일본의 음식을 칭찬하고 관광지의 좋은 점만을 부각하여 소개하는 SNS도 대 유행이다.

유명 연예인이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음식점엔 한국인들이 줄을 서고 일본은 국책으로 한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시책까지 펼치고 있다고 한다. 한국의 각급 방송과 여행사들이 일본여행을 장려하고, 일본은 정책적으로 한국인들을 끌어들이는 박자가 잘 맞아떨어지는 셈이다.

수년전부터 한국에 진출한 일본자본이 개입한 일부 종편방송에서 지나치게 일본을 미화하고 가끔은 낯 뜨거운 일본 방송 내용이 살짝살짝 비치면서 한국인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일본에 친근감을 갖도록 유도하는 느낌을 받았었다. 당시에는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이런 결과를 노린 노림수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 입맛이 씁쓸하다.

물론 그들의 진정한 노림수는 관광객 증가에 그치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한다. 이런 일이 다반사가 되고 일상적인 것이 되면, 장래에는 일본에 대한 경계심도 사라지고 젊은이들이 나라를 운영하는 때가 되면 알게 모르게 두 나라가 섞이는 결과까지가 그들의 최종 목표일 수 있다. 우리는 평범하게 보는 일본사회,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안이한 생각으로 보아서는 안 되는 일본이다. 일본은 한국과 다른 사회통념이 깔려 흐르고, 국가의 이익이나 집단의 명예를 위해서 개인의 희생은 당연한 것으로 아는 전통이 그대로 살아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하면 일본인들은 친절한 듯 보여도 목적이 있는 반면, 한국인들은 늘 경계심이 부족하다.

위안부 문제만 해도 그냥 내려놓고 잘못을 사과하면 그만인데도 몇 십 년이 지나도록 공식적인 사과를 하지 않는다. 그런 일본인들의 겉 친절에 홀라당 정신을 뺏기면 오래지 않아 우리는 안방을 내주는 수모를 다시 당할 수 있다. 우리는 너무 쉽게 정신 줄을 놓는 게 문제다. 일본의 맛, 친절을 조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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