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꽃
하~꽃
  • 전주일보
  • 승인 2018.04.02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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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와서 꽃이 피는 것이 아니라 

꽃이 피기 때문에 봄은 온다
꽃들이 -저요저요- 폈다 기전여자고등학교 화단에

먼 데서도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꽃 
바라보면 내 마음이 따뜻해지는 꽃  
꽃 중의 꽃 
하~꽃
그게 무슨 꽃이냐고 묻는 어리석은 사람들아
하~꽃이 아름다운 것은 예쁘기 때문이 아니다 
하~꽃이 신비로운 것은 
향기가 있기 때문이 아니다 
다만 기전여자고등학교 화단에서
꽃으로 피기 때문이다

하~꽃
너를 보고 있으면 답답한 세상이 환해진다 
너와 함께 있으면 
막막한 내 가슴에 꽃물이 든다

 

/전주기전여자고등학교  : 전주시 완산구 유연로 소재


꽃을 여자에게 비유하는 것은 여성 혐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맞는 말이다. 요즘은 구시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여성들의 격상된 사회적 예우나 참여는 말 그대로 격세지감이다. 옛날에는 여자를 꽃에 비유하고, 남자를 벌에 비유했다. 꽃은 아름답고 향기가 있어 조신한 여성으로 상징하고, 벌은 그런 꽃에 다가가 꿀을 먹고 또 다른 꽃을 찾아가기 때문이었다. 화환이나 꽃다발 또는 조화는 축하, 기념, 추모의 의미로 쓰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리에 꽃을 꽂으면 미쳤다고 한다. '머리에 꽂은 꽃=광녀狂女'라는 이미지는 일제강점기 대구에서 살던 금달래가 사라졌다가 머리에 꽃을 꽂고 산발을 한 광녀로 나타난 후 부터다. 금달래의 이미지가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하면서 그대로 굳어진 것이다. 머리에 꽃을 꽂는 행위는 낮은 정신 연령 또는 미쳤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 머리에 꽃을 꽂는 행동이 금기시된 것은 아니었다. 조선시대에는 장원 급제자에게 임금이 직접 어사화라고 하는 종이꽃을 모자에 달아주기도 했고, 축제 날 여인들이 머리에 꽃을 장식했다는 기록이 있다. 꽃이 지닌 아름다움은 자연과의 조화다. 자연과의 조화는 겉으로 드러난 부분보다는 드러나지 않은 부분이 훨씬 크다. 꽃은 산과 들, 화단과 울타리 할 것 없이 지천으로 핀다. 진정한 꽃은 내 안에 핀 꽃이다. 탐스런 꽃이던 풀꽃 같은 꽃이던 내 안에 핀 꽃의 향기가 핏줄을 타고 온 몸 구석구석을 돌 때 삶은 윤택해질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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