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지켜준 ‘돌배나무’ 이젠 우리가 지켜야
마을 지켜준 ‘돌배나무’ 이젠 우리가 지켜야
  • 김도우
  • 승인 2018.03.20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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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 위봉사 유무형 가치 충분 … 나이 200살 이상
 

 봄 새싹이 들썩이는 소리, 계곡 물 흐르는 소리, 나뭇가지에 스치는 봄 바람소리.

완주 ‘위봉사’ 아래 돌배나무 집 마루에 걸터앉아, 돌배나무에서 들리는 소리를 더 이상 들을 수 없는 것인가.

위봉사 동네에는 수령이 200년은 족히 넘어 보이는 돌배나무가 있으나 그냥 방치되어 점점 쇠락해지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야생 돌매나무는 동네 수호역할을 해왔고, 수령이 오래돼 마을 보호수로 지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조선시대에 심었다고 전해지는 200년 된 돌배나무가 위태로운 상태에 처하자 마을 주민들이 나섰다. 마을 주민 정재욱씨는 “우리나라 생존하는 야생 돌배나무 중 가장 크고 오래된 듯하다”며 “완주군에 몇 번이나 보호수 지정 문의를 했지만, 소극적이다”고 말한다.

정씨는 “수백년동안 마을을 지켜준 나무인데, 이제는 우리가 지켜야 한다”며 “돌배나무는 지역민의 희로애락을 같이 해 온 소중한 문화유산이자 생물자원이다”고 말했다.

또 정씨는 “완주군은 보존가치가 있는 노거수를 확인하고, 발굴해 마을 보호수로 지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을 주민 사이에는 돌배꽃이 만발하면 풍년이 온다는 전설이 있다.

돌배나무는 배나무 한 종류로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수령이 오래된 것은 보존가치가 충분하다. 돌배나무는 4∼5월에 꽃이 피고 10월에 열매를 맺는다.

오구균 호남대 조경학과 교수(문화재전문위원)는 “위봉사 옆 마을 돌배나무는 수령이 200년 이상 넘어 보인다”며 “돌배나무의 성장과정 소개, 유전자원적 가치판단, 보존관리화 방안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돌배나무는 수령이 200년이 넘었으나 건강한 상태이며 야생 과수 나무 중 완주군에서 가장 오래된 과수목으로 상징적 가치가 매우 크다”며 “앞으로 스토리텔링화해 관광자원화는 물론 마을 보호수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야생 돌배나무가 개인 소유라는 것.

돌배나무 주인 하광선씨는 “나무 수령이 오래된 듯하다”며 “개인적으로 이 나무를 베어내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 씨는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지만, 완주군하고 잘 상의해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구미시는 최근 구미 무을 120년된 돌배나무를 노거수 마을 보호수로 지정했다.

영천시도 최근 돌배나무를 천연기념물 지정을 검토하고 있다. 영천시는 몇해전 돌배나무를 보호수로 지정한바 있다. 현재 돌배나무 천연기념물은 울진군 금강송면 쌍전리에 있는 산돌배나무가 유일하다.

완주군도 발빠르게 접근해 위봉사 돌배나무를 마을보호수로 지정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한편 자생식물인 돌배나무 잎 추출물이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가려움증을 줄여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돌배나무 잎 추출물이 현재 아토피 피부염 치료에 사용되는 스테로이드 연고(덱사메타손)에 비해 가려움증 완화 효과가 약 2.3배 뛰어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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