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시티 전주의 자전거 행정
슬로시티 전주의 자전거 행정
  • 전주일보
  • 승인 2018.03.20 15: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날씨가 풀리면서 자전거타기 좋은 계절이 되었다. 그동안 전주시는 자전거타기를 권장하느라 시청직원들 가운데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그룹까지 만들어 운영하는 등 나름 자전거타기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었다. 또 이번 주말인 24일에는 시민자전거행진도 개최하여 자전거 이용을 권장하는 행사도 연다고 한다.

자전거 타기는 자동차 운행을 줄여 미세먼지를 저감하는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유산소 운동이어서 시민 건강증진에도 큰 도움이 되는 등 좋은 점이 많다. 그동안 전주시가 자전거 도로망 구축에 상당한 투자를 하면서 자전거타기를 권장 해왔지만, 운동 삼아 주말에 자전거를 타는 이외에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는 시민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학생들이 스마트 자전거로 통학하는 숫자도 더는 늘지 않는다고 한다.

시민들이 자전거이용을 꺼리는 이유는 제대로 된 자전거도로가 확보되지 않고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말로만 자전거도로이고 그냥 보행자가 이용하는 인도의 연장에 불과한 게 자전거 도로이다. 자전거도로에 자동차가 올라와 버티고 있고, 도로교통법은 자동차 위주로 만들어져 자전거를 타다가 접촉사고라도 나면 그 책임은 대부분 자전거 이용자들이 감당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자전거나 보행자가 우선적으로 보호되지 않고 자동차가 우선인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는 일은 지극히 위험한 모험이다. 심지어 자동차를 일부러 가장자리 쪽으로 몰아 통행을 방해하기도 하는 운전자도 있다. 어떤 운전자는 일부러 자전거를 몰아붙여 겁을 주면서, 다시는 차도에 나오지 말라는 경고라고 말하기도 했다.

자전거 도로는 있으나 마나하고 차도를 이용하려면 목숨을 걸어야하는 환경에서 자전거타기를 말로만 권장하는 행정은 그야말로 헛소리이고 전시행정이다. 그동안 수없이 지적했지만 전주시의 자전거타기 권장 시책은 실효를 거둘 수 없는 엉터리 행정이다.

정말 슬로시티로 자전거를 이용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 생각이 있다면 현재의 자전거도로만큼의 폭을 차도 한 쪽에 설치하고 자동차가 들어갈 수 없도록 막아주면 된다. 양쪽 인도에 자전거 도로라고 포장하여 그림만 그려둔 자전거도로는 있으나마나하다. 그렇게 하면 차도가 줄지 않고 자전거 도로가 제대로 확보될 수 있다.

언젠가 전주시가 기린로 한가운데에 자전거도로를 내겠다고 이상한 구상을 했던 일이 있었다. 그걸 도로 한쪽에 몰아 자전거 전용도로를 내보면 그 효용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백제로와 시내 간선도로망에 자전거 도로를 확보해놓으면 자전거 이용자는 크게 늘 수 있다.

전주를 전주답게 하려면 한옥마을에 자동차가 돌아다닐 수 있는 시간도 제한하고 사람과 자전거가 우선인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