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답지 못한 일본의 이중성
선진국답지 못한 일본의 이중성
  • 소재완
  • 승인 2018.02.27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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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시마 한국인희생자유족회장 이복렬(호원대학교 명예교수)

필자는 30여 년 동안 일본 군함도 탄광에서 희생된 강제징용자 삼촌(이완옥) 죽음의 진상 파악을 위해 일본을 숱하게 오가며 많은 것을 보고 들었다.

그들과의 교제는 1997년 가을 새만금호 고도처리 연구차 일본 오사카 대학에 외국인 교수로 잠시 머물 때부터 시작됐다.

당시 필자는 이들이 얼마나 근면성실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남다른지 ‘역시 일본은 선진국답다’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들이 유독 우리나라에 대해서만은 전혀 다른 소리를 내는 걸 보면서 그들 내면에 자리하고 있는 이중성을 새삼 알게 됐다.

그중 한 사례가 올해 1월 18일 방영된 다큐 프로그램으로, 당시 일본 호세이대학생들은 한국인 징용노동자 이학래(92세) 노인의 전범 사연 다큐를 제작 방영했다. 이는 왜정 당시 한국인의 비참한 모습을 일본열도에 그대로 알린 것으로 인권유린 등 일본정부의 만행이 자국 학생들에 의해 공개됐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았다.

그런데 이런 상황 속에서도 일본총리는 공공연하게 주한 일본인 수송대책을 연일 피력하는 등 한국전쟁을 부추기는 듯한 발언으로 경거망동을 일삼았다.한국을 돕고 있다는 미명 아래 한국전쟁이 일어나기를 바라기라도 하는 심보가 아니고 무엇인가?

화제를 돌려 독도 지배권 논쟁을 되짚어 봐도 이미 322년 전 일본정부는 ‘竹島 渡海 禁止令(죽도 도해 금지령)’을 내림으로서 독도가 극명한 대한민국 땅임을 시인한 사실을 양국정부가 알고 있다.

그런데도 일본은 도쿄 한 복판에 독도 홍보관(?)까지 세워 가면서 전 세계가 알고 있는 사실을 뒤집으려 한다. 이에 필자는 독도 영유권 확보와 관련한 우리 정부의 확고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차제에 무장해군을 상주시켜 우리 땅을 경비하게 하고, 군용비행장 건설과 관광지 조성사업 및 해저 지하자원 개발에도 나서 대한민국 영토권을 강력히 행사해야 한다. 일본은 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서도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

‘위안부가 일본에서 돈 벌어간 매춘부’라며 함부로 지껄이는 것은 물론 패륜적 범죄에 대한 한마디 사과도 없다. 현재 생존하고 있는 30분의 할머니들이 생을 마감하길 기다리는 것인지 모르지만, 돈 몇 푼으로 해결하려는 약은 속내가 보이는 듯 싶어 딱하기까지 하다.

일본 정부는 우리 국내는 물론 미국 등 서방세계까지 이곳저곳에서 건립되고 있는 ‘소녀상’이 왜 세워지고 있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주한 일본 대사관 앞에서 매주 수요일마다 울려 퍼지는 할머니들의 피맺힌 성토도 허투루 들어선 안 된다. 거기에는 대한민국 국민의 정서가 묻어있고 할머니들의 풀지 못한 한이 서려있기 때문이다.

이제 일본정부가 답해야 한다. 한 맺힌 절규를 지켜만 보고 있지 말고 일제 36년간의 만행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의 자리로 나와야 한다. 현재의 대한민국은 힘없이 주저앉던 1900년대 일제 노예시절의 국가가 아니다.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며 세계 강대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음을 일본정부는 명심해야 한다.

진정한 반성을 통해 존경받는 국가로 나설 것인지, 고름 잡힌 살을 그대로 방치해 국제사회의 문제 국가로 낙인찍힐 것인지, 면밀한 통찰이 있길 바란다. 대한민국 국민은 앞으로의 한일관계를 예전처럼 방치하지 않을 것임은 물론 한 맺힌 과거사 역시 기필코 해결해 낼 것임을 일본 정부는 깊이 되새길 일이다. /하시마 한국인희생자유족회장‧호원대학교 명예교수 이복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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