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기 편한 도시’를 위한 제언
‘자전거 타기 편한 도시’를 위한 제언
  • 전주일보
  • 승인 2018.02.06 15: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주시가 5일부터 14일까지 자전거 타기 편리한 도시 만들기를 위한 자전거 이용시설 점검에 나선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 내용은 훼손된 자전거 보관대를 점검하고 자전거 도로 등 안전점검, 도로 적치물과 지장이 되는 입간판을 정리한다는 것이다.

전주시가 자전거타기 편한 도시를 만들겠다고 자전거 도로를 내고 자전거 횡단보도를 만드는 등 상당기간동안 자전거 활성화를 위한 투자를 했지만, 실제 자전거를 타는 인구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는 시민은 가끔 전주시의 보여주기 행사에 동원되는 자전거 숫자만큼도 되지 않는다.

갈수록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이 심각한 상황에서 자동차 운행을 줄일 방법이 있다면 가능한 노력을 다해야 할 형편인 전주시다. 한옥마을과 연계한 문화도시의 꿈을 구체화하려면 가장 먼저 자동차를 줄이고 자전거나 도보로 다닐 수 있는 도로를 늘려야 한다. 한옥마을 내에도 자동차들이 줄을 이어 다니고 있어서 한옥마을의 정취를 반감시키고 있다.

앞으로 전라감영을 복원하고 구도심 지역을 관광특구로 조성하기 위해서는 자동차 통행 구역을 최대한 줄여 도보나 자전거로만 다니는 길을 최대한 늘려야 할 것이다. 전주에 가면 실컷 걷고 그야말로 느림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을 자랑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라는 말이다. 슬로시티라는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차량이 다닐 수 없는 도로를 점점 넓혀야 한다.

아울러 시민건강과 자동차 운행을 줄이기 위한 최선의 방법으로 자전거타기 좋은 도시를 만들고자 한다면 시민이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수 있는 도로망을 제대로 구축해야 한다. 이름만 자전거도로이고 자동차들이 버젓이 주차하여 있거나, 생계를 구실로 적치물로 막아버린 도로는 자전거를 탈 마음조차 나지 않게 한다. 자전거가 안심하고 달릴 수 있는 도로를 넓히고 늘려야 한다.

또, 이름만 자전거도로이지 사람들이 걷기조차 불편한 좁다란 길이 시내 곳곳에 있다. 자전거 도로는 인도와 구분되어 자전거만 다니도록 해야 한다. 자전거도로와 인도가 나란히 만들어진 곳도 있지만 시민들은 자전거도로라는 인식을 하지 않는다. 다시 지적하자면, 유명무실한 자전거도로망으로는 시민들의 자전거 이용을 높일 수 없다.

전주천이나 삼천에 자전거도로와 인도가 구분되어 있지만 어느 누구도 자전거도로나 인도를 구분하지 않는다. 자전거 도로를 걷다가 자전거가 다가와도 비켜주려 하지 않는 이들도 있다. 자전거가 알아서 가든 말든 자전거도로 한 가운데로 활개를 치며 걷는 게 전주시민의 의식이다.

시민이 알아서 할 것이라는 짐작으로, 시민의 이성과 지성을 믿고 행정을 하는 건 오래된 서구사회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논두렁을 걷다가 어느 날 갑자기 자동차를 굴리고 다니는 계층에게 행정은 끊임없이 계도하고 깨우칠 수밖에 없다. 아직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시민들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