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활선공구 도입 신중해야
간접활선공구 도입 신중해야
  • 이용원
  • 승인 2018.01.24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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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기공사업계에서는 간접활선공구(스마트스틱)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모양이다.

전기공사의 최대 발주자인 한국전력은 올해부터 간접활선공구를 전면 도입한다는 방침인 반면 전기공사업계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 맞서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간접활선공구 도입에 대한 업계의 주장은 크게 세가지다.

먼저 작업도구(스틱) 활용으로 작업이 불편하다는 것이다.

간접활선공구는 절연스틱(로터스틱ㆍ핫스틱ㆍ핸드스틱ㆍ그랩스틱)에 절단기ㆍ피박기ㆍ테이핑기ㆍ압축기 홀더ㆍ클램프 회전기 등의 공구를 달아 작동된다. 일종의 기계팔을 연상하면 된다. 전기가 흐르는 선(활선)과 작업자가 이격이 되기 때문에 감전사고가 발생할 염려는 없다.

문제는 스틱의 무게다. 한국전기공사협회에 따르면 길이 2m짜리 스틱의 자체 중량만 2.5㎏이다. 여기에 공구(압축기)를 달면 최대 7.5㎏로 늘어난다. 때문에 케이블의 무게, 지상이 아닌 공중 4m 이상의 버킷트럭 내에서 작업을 하다보면 체감중량은 15㎏ 이상이 돼 근로자의 작업이 상당이 불편한 게 사실이다.

두 번째 주장은 작업시간 및 공사비 상승이다.

작업자 입장에서 간접활선공구는 절연장갑 등을 끼고 직접 작업을 하는 것보다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기계를 거쳐 작업을 해야 하니 답답할 뿐더러 숙련되지 않은 작업자는 작업시간도 늘어지기 마련이다. 작업시간이 길어지면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이는 곧 공사업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세 번째는 장비구입에 대한 부담이다.

한전은 올해 1월부터 5개 직접활선공법(이동용변압기차량공법ㆍ공사용개폐기공법ㆍ가공개폐기공법ㆍ지중케이블교체공법ㆍ특고압전주압축공법)에 간접활선공구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고압배전협력회사(463개사)에 대한 실사를 앞두고 있다.

문제는 간접활선공구의 가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스마트스틱 1세트의 가격만 2,400만원. 협력회사의 공사수행 범위가 3,0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부담이 되는 가격이다. 더구나 한전은 일본 제품을 표준으로 정하고 있다.

물론 간접활선은 세계적인 추세다. 미국은 핫스틱 공법을 대부분의 작업에 적용하고 있으며, 중국은 2013년 간접활선공법을 도입했다.

그러나 도입 후 제도가 정착되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렸다. 일본의 경우 동경전력이 스마트스틱을 도입한 것은 2006년이지만 협력회사의 전체 작업자가 공법 도입을 완료한 시기는 2011년 즈음이다. 작업자가 숙련공에 이르기까지 5년의 세월이 걸린 셈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간접활선공구 도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제반 여건이 마련된 뒤에 시행하자는 주장이다.

모쪼록 한전은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수렴해 간접활선공구 도입에 대해 심사숙고하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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