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발음의 스피치가 인격자를 만든다
정확한 발음의 스피치가 인격자를 만든다
  • 전주일보
  • 승인 2018.01.16 17: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는 소통의 시대요, 이미지 시대이고 정보화시대이다. 그러므로 이전 시대에 비해 말을 많이 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자기 의사를 표현해야 할 기회가 늘어나고 또 남과의 소통이 더욱 긴밀해졌기 때문이다. 정말 우리는 말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모두가 다변가(多辯家)이자 달변가(達辯家)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직장에서 우리가 말하기에 할애하는 시간이 얼마인가를 따져보라. 아침부터 크고 작은 회의가 이어지고, 또 업무상의 대화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이루어진다.

그런데 궁금한 점은, 말을 많이 하는데 정말 말을 잘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대체로 말문이 터지면 막힘없이 청산유수로 말을 하는 것을 말을 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이것도 아주 잘못된 생각은 아니나, 좀 전문적으로 말하면 핵심 내용을 정확히 표현해 낼 줄 아는 것이 말을 잘하는 것이다. 이때 청산유수의 달변이면 더 좋겠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다.

그럼, 하고 싶은 내용(단어)을 또박또박 정확하게 표현해 내려면 무엇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가? 잘 알고 있듯이, 단어를 올바로 선택해야 하고, 또 그 단어를 어법에 맞게 잘 배열해야 한다. 그리고 문장의 요소요소를 간격을 두어 입을 크고 바르게 하여 정확하게 발음해야 한다.

말 잘하는 여러분은 과연 이런 조건을 모두 갖춘 채 말을 하고 있는지, 다음 문장을 통해 한번 시험해 보라. 특히 ‘닭을, 닭은, 닭이’에 유념하여 발음해 보라.

‘닭을’을 ‘다글’로 읽었는가 ‘달글’로 읽었는가, ‘닭은’을 ‘다근’으로 읽었는가 ‘달근’으로 읽었는가, ‘닭이’를 ‘다기’로 읽었는가 ‘달기’로 읽었는가. ‘닭’뒤에 모음이 오는 환경이므로 차례로 ‘달글, 달근, 달기’로 발음해야 옳다. 물론 ‘닭과, 닭처럼’ 등과 같이 ‘ㄺ’받침 뒤에 자음이 오는 환경에서는 ‘닭’을 ‘닥’으로 발음해야 한다.

‘ㄺ’과 같은 겹받침의 발음은 꽤나 까다롭다. ‘넓다, 밟다, 넓죽하다, 읊고’를 한번 발음해 보라. 차례로 ‘널따, 밥따, 넙쭈카다, 읍꼬’로 발음해야 한다. 표준어 규정의 표준 발음법에서 겹받침의 발음법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으니 자신이 없는 사람은 그 부분을 참고하면 될 것이다.

발음쯤이야 하고 무시하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발음 때문에 의미 파악이 어렵게 될 수도 있어 조심해야 한다. 영어 발음에 들이는 노력의 반만 기울여도 우리말 발음 문제는 쉽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앞의 글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표준 발음만이 아니다. 표준어 선정에서도 오류를 범하고 있다. ‘닭도리탕’은 표준어가 아니어서 ‘닭볶음탕’으로 바꾸어야 한다. ‘닭도리탕’의 ‘도리’는 여러분이 좋아하는 ‘고도리(고스톱)’의 ‘도리’와 같이 ‘새(鳥)’를 뜻하는 일본말이다. ‘닭’도 일종의 ‘새’이니 ‘닭도리탕’은 같은 의미를 지니는 한국어와 일본어가 중복된 희한한 단어가 된다. 아무리 익숙해진 단어라도 일본어의 잔재가 들어 있는 단어를 굳이 표준어로 삼을 이유는 없다.

말을 잘한다는 것에는 표준어를 선정하여 그것을 정확하게 발음하는 것이 표함된다는 것을 잊지 말자. 공적인 자리에서 표준어를 잘 선택하여 쓰고, 또 그것을 정확히 발음해야 말을 잘 한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고, 또 교양인이라는 평도 받을 수 있고 똑똑하고 당차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국어 교사 가운데 20%정도만이 표준어를 제대로 구사한다고 하니 일반 대중이야 어떻겠는가!

우리말 올바른 사용방법 터득하여 교양인으로 인격을 높이는 사람이 되어보자.

김양옥 / 한국스피치,면접컨설팅 대표, 전주교육대학교 겸임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