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야 산다.
변해야 산다.
  • 전주일보
  • 승인 2017.12.0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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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규 원 /편집고문

세상은 변한다. 빅뱅 이후 수없는 별이 탄생과 소멸을 이어오는 가운데 지구라는 별이 만들어지고 생명이 출현하여 인간이 등장하기까지 엄청난 변화를 거쳤다. 인간의 역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숱한 변화가 이어졌다. 특히 산업혁명이 일어난 이후 세계 문명 질서와 국가의 정치체계 변화의 시계는 너무 빨라서 최근에는 그야말로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지경이다.

국가도 시대의 흐름에 발 빠르게 적응하고 앞선 노력을 기울인 나라는 선진국이 되었다. 그러나 묵은 질서만 고집하며 권력다툼을 일삼은 우리나라 등은 국민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남의나라의 눈치나 보는 3등 국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신라가 당나라 군대를 끌어들여 고구려의 땅을 중국에 바치고 더러운 3국 통일을 한 이후 중국의 속국으로 살면서 고려와 조선에 이르기 까지 편 가르기와 음해의 정치를 벗어난 적이 없다.

통일 신라 이후, 이 나라의 정치는 경주와 안동 등 경상도 사림이 쥐고 흔들었다. 고려와 조선시대 내내 그들이 권력의 중심에서 허수아비 왕을 겁박하거나 후궁들의 품에 빠지게 하면서 임금을 길들였고, 출중한 인재가 나오면 반드시 음해하여 죽이거나 몰아붙여서 임금의 곁에서 떼어냈다. 그들에게 나라나 백성은 없었다. 오직 권력을 위해 끝없는 음모와 더러운 수단을 다 썼다. 지금도 그들은, 정치의 목적은 권력을 쥐는 데에 있다고 공공연히 말한다.

가까스로 일제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새 정부가 들어서고 이승만 독재에 항거하여 4.19혁명으로 민주정부가 들어섰을 때, 다시 박정희라는 희대의 기회주의자가 군사쿠데타로 권력을 탈취하면서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질식했다. 학교교육이 획일화되고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하는 국민성이 자라났다. 기회주의자의 나라가 되어 줄을 잘 서야 잘 먹고 잘사는 나라, 권력과 금력이 모든 가치에 앞서는 사회분위기가 창궐했다.

가장 부패한 집단인 군인들이 나라를 주무르는 동안 부패는 절정에 이르렀고 지식인은 군사문화를 지지하고 독재자를 찬양하게 했다. 대통령이라는 자가 TV에서 예쁜 여자가 나오면 부하를 시켜 데려다가 능욕하고 나랏돈이나 빼앗은 돈다발로 입을 막았다. 박정희가 죽고도 군사독재가 계속되다가 1993년에야 군사독재가 끝이 났다. 32년간 이 나라에서 자행된 무도한 정치 속에서 신라정치의 후예들은 각계각층에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김영삼 정권이 군사독재자들을 심판한다고 했지만 두 우두머리가 다시 일어나지 못하도록 기를 꺾는 작업이었을 뿐, 권력과 돈은 여전히 신라 후손들의 손에 있었다. 김대중과 노무현 정부 10년 동안에도 신라 후손의 힘은 줄지 않았고, 보수라는 이름으로 위장한 그들은 보수언론과 결탁하여 역대 최악의 이명박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냈다.

작년 겨울, 국민들은 이제야 이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든 자들이 누구인지, 나라를 나라 아니게 만든 그 본산이 어디인지 알아냈다. 찬바람 부는 광장에서 가녀린 촛불이 모여 봉화를 이루었고 마침내 귀태(鬼胎)의 딸을 끌어내려 구치소로 보냈다. 국민은 비로소 정치라는 이름의 본질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정치는 신라 세력의 전유물이 아니고, 권모술수와 뒤집어씌우기 등 어떻게 든 권력만 잡으면 용서되는 통치가 아니라, 국민을 받들고 돕는 행위라는 정의를 확실하게 알아버렸다.

지난 5월, 국민의 가슴에 심어진 ‘민주’라는 이름의 씨앗이 싹터서 자라기 시작하면서 더는 속지 않을 자신이 생겼고 “우리가 남이가?” 따위의 선동에 흔들리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금세 뜨거웠다가 식어버리는 냄비가 아니라, 무쇠 가마솥처럼 은근하고 오래가는 뜨거움을 간직할 줄도 알게 되었다. 야당과 보수언론이 끊임없이 비난을 퍼붓고 대통령을 폄하하면 똑똑하다고 박수치며 국민의 지지가 늘 것으로 알고 함부로 짖어대던 집단의 소리가 부메랑으로 되돌아가는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국민의 시각과 시선이 크게 바뀌었는데, 아직도 그들은 빨갱이 타령을 하면서 정부의 업적이 될 만한 일에는 쌍지팡이를 짚고 덤벼들어 반대를 위한 반대를 거듭한다. 그들이 여당이던 시절에는 국회 선진화법을 들먹이며 깜깜이 예산을 매년 법정 기한 내에 통과시키더니, 새 정부의 첫 예산안을 법정 기일을 넘기며 깔고 앉아버렸다. 오늘 다시 협의를 한다지만, 일자리와 공무원 증원 예산은 절대 통과시킬 수 없다는 야당의 버티기가 완고하여 통과는 불투명하다.

나랏돈을 멋대로 편성하여 국정원으로부터 상납 받던 그들의 머릿속에는 문 정부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가장 큰 골칫거리일 터이다. 당장 지방선거가 코앞인데 11월 5주차 여론조사에서 자한당의 지지율이 20%, 국민의당이 6%, 바른정당은 7%, 정의당이5% 인데 반해 더불어민주당은 52%이고 대통령의 지지도가 70%로 나왔다. 배가 아픈 야당에서는 예산을 안주어서 일을 못하게 하면 지지율이 떨어질 것으로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그 생떼의 보상은 국민의 차가운 시선으로 돌아갈 뿐이다.

보수라고 이름 붙은 그들이 사는 길은 변하는 것뿐이다. 이제까지의 잘못을 반성하고 국민을 위하여 최선의 길이 무엇인지 정부와 함께 고민하고 돕는 자세로 변한다면, 너그러운 국민들은 얼마든지 용서할 수 있다. 핵무기 장난감에 맛을 들인 김정은의 위협아래서 온 국민이 전쟁 아닌 평화의 수단으로 한반도가 안정되는 길을 찾아야 할 때다. 철딱서니 없이 북한에 군사적 작전을 하지 않는다고 투덜거리는 짓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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