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봉합 국민의당 내홍 심화되나
어설픈 봉합 국민의당 내홍 심화되나
  • 전주일보
  • 승인 2017.11.23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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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의 ‘끝장토론’ 이후 내홍이 더 격화하는 모습이다. 토론을 통해 “바른정당과의 통합논의는 잠정 중단한다”고 결론을 냈지만, 찬반 양측은 곧바로 설전을 이어가며 균열을 다시금 노출되는 모양세다. 특히 안철수 대표 측이 통합 의사를 묻는 ‘전당원투표’ 카드를 꺼내들자, 호남 중진들은 ‘평화개혁연대’ 구성으로 세 대결에 나서겠다며 물러서지 않고 있어 내홍이 확전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통합론을 두고 안철수 대표를 필두로 한 찬성파와 박지원 천정배 정동영 의원 등 대표급 호남 중진들을 필두로 한 반대파가 대립하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23일 한 라디오방송과 인터뷰에서 “의원총회에서 통합 찬성파가 많았다면 안철수 대표가 ‘의총에서도 찬성파가 많지 않았느냐’고 얘기하겠지 왜 원외지역위원장 당원투표 얘기를 꺼내겠느냐”며 “머리가 나쁘다”고 안 대표를 겨냥했다. 그는 또 통합론 찬성파를 향해 “이유식을 하나 사와야 된다”며 “젖 좀 떨어지게”라고 빗대기도 했다.

앞서 정동영 의원도 한 라디오방송에서 “어제 시종 안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표출됐고, 안 대표의 거짓말에 초점이 많이 맞춰졌다”면서 “묻지마 통합으로, 인위적 이합집산으로 국민들의 감동을 받을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조배숙 의원도 페이스북글에서 ‘내 돌이 산 후에 상대를 공격한다’는 뜻의 바둑 격언인 “아생후살타(我生後殺他)”를 언급하며 “당 지지기반인 호남을 튼튼히 하며 전국정당화를 꾀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반면 안 대표는 이달 초 ‘통합 파트너’인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 선출을 전후로 발언 수위를 높여가며 당대당 통합이 최종 목표로 하고 있음을 더는 숨기지 않고 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우리의 창당 정신을 지키면서 외연 확대를 강화하는 노력과 함께 당 내외의 여론 수렴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배경에는 지난 8·27 전당대회에서 안 대표가 과반 득표로 당권을 거머쥔 만큼, 의석의 절반 이상인 호남 지역구 의원들의 완강한 반발을 뚫기보다는 전체 당원을 대상으로 설득하는 것이 승산이 더 크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당이 통합, 연대한다는 것이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국민들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명분이 있어야 한다. 특히 호남은 국민의당의 지지기반이다. 지난 대선 때 상황이 반전됐지만 지난해 총선 당시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주었다. 그러나 자신들이 만든 정당의 명분론과 출발 정신을 잊어버린 것 같은 인상을 국민들에게 주고 있다. 이렇게 하면 통합의 명분도 얻지 못하고 통합도 올바르게 이루어질 수 없다. 그러니 지도부들은 국민들의 뜻을 정확히 헤아리고 받들어 올바른 정치를 하기 바란다. 이것이 바로 새정치고 개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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